북한은 24일 국방위원회 성명을 통해 우리가 계속 발사하게 될 여러 가지 위성과 장거리 로켓도, 우리가 진행할 높은 수준의 핵시험(핵실험)도 우리 인민의 철전지 원수인 미국을 겨냥하게 된다는 것을 숨기지 않는다라고 말했다. 북한은 23일 외무성 성명을 통해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의 대북 제재 결의에 반발하며 3차 핵실험 의지를 밝혔는데 하루 만에 그 수위를 더욱 높인 것이다. 김정은 노동당 제1비서는 국방위 제1위원장을 겸직하고 있다.
국방위 성명은 이번 안보리 결의는 미국의 대조선 적대시 정책이 새로운 위험 단계에 들어섰다는 것을 실증하고 있다라며 미국과는 말로써가 아니라 오직 총대로 결판내야 한다라고 덧붙였다. 이런 표현은 지난해 김정은 체제가 출범한 이래 가장 노골적인 대미 핵위협 발언이다. 북한이 추가 핵실험을 위한 실질적인 준비를 마친 상태로 확인된 만큼 이를 언제 행동으로 옮길지가 국제 사회의 뜨거운 이슈가 되고 있다.
북한은 2006년, 2009년에도 장거리 로켓 발사 후 대북 제재가 이뤄지자 핵실험을 단행한 바 있다. 국방위 성명이 높은 수준의 핵실험이라고 밝힌 만큼 3차 핵실험은 1, 2차 때의 플루토늄 핵폭탄이 아니라 고농축우라늄(HEU) 핵폭탄일 가능성이 크다고 정부 당국자들은 말했다.
이에 대해 방한 중인 글린 데이비스 미국 국무부 대북정책 특별대표는 이날 북한이 핵실험을 한다면 실수하는 것이다. 모든 것은 북한에 달렸다라고 말했다. 그는 서울 종로구 도렴동 외교통상부 청사에서 열린 기자회견에서 미국은 북한과 협상의 문을 열어 놓고 있으며 북한이 핵무기와 다단계 미사일을 포기하고 평화와 발전의 길을 선택하면 우리는 손을 내밀 의향이 있다라고 강조했다.
한편 버웰 벨 전 주한미군 사령관은 북한이 곧 핵실험을 감행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그는 이날 한국국제교류재단 주최 포럼에서 이같이 말하고 북한은 박근혜 대통령 당선인의 대북 협상 의도를 지켜보면서 저자세로 갈지, 34개월 내 어떤 (미사일) 발사를 할지도 선택할 것이다. 조만간 발사를 재개할 갱연성도 높다라고 덧붙였다. 국방부도 정례 브리핑에서 북한은 지도부의 결심만 있다면 언제든지 핵실험을 할 수 있는 상황이라며 군은 확고한 연합 방위 태세를 바탕으로 북의 핵실험 준비와 군사 동향을 면밀히 감시 중이라고 밝혔다.
이명박 대통령도 이날 제46차 중앙통합방위회의에서 정권을 이양하는 과정에서 제일 걱정스러운 것은 북한의 도발이라며 평화는 말로 얻어지는 것이 아니고 때로는 희생을 감수하고서라도 우리가 스스로 강해졌을 때 도발을 억제할 수 있다라고 말했다.
조숭호 shcho@donga.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