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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랑켄스톰 허리케인 샌디 미북동부 강타 (일)

프랑켄스톰 허리케인 샌디 미북동부 강타 (일)

Posted October. 31, 2012 07: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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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0년 만에 찾아온 프랑켄 스톰(괴물) 허리케인에 미국 북동부가 직격탄을 맞았다. 650만 가구의 전기가 끊겼고 13명이 숨졌으며 허드슨 강이 범람하면서 뉴욕의 맨해튼 남부는 1m 가까이 잠겼다. 수도 워싱턴은 모든 학교가 휴교한 가운데 관공서도 모두 문을 닫아 마치 유령의 도시를 연상케 했다.

허리케인 샌디로 기능이 마비되면서 뉴욕 워싱턴 등 미국의 주요 도시들은 유령 도시로 변했다. 강풍과 침수로 인명 및 재산 피해가 잇따랐고 세계 금융의 심장으로 불리는 뉴욕 월가가 블랙아웃(대규모 동시 정전)을 맞는 초유의 일이 벌어졌다.

30일 CNN 등 미 주요 언론에 따르면 전날 오후 8시 미 뉴저지 주 애틀랜틱시티 해안가에 상륙한 샌디는 뉴욕 뉴저지 버지니아 델라웨어 펜실베이니아 주 등 미 북동부를 휩쓸고 지나가면서 30일 오전 3시 현재 최소 13명이 숨지는 인명피해를 냈다. 쓰러지는 나무가 행인과 차량을 덮쳐 뉴욕에서만 5명이 숨졌다. 샌디가 미국 대륙을 처음 만난 뉴저지 주 애틀랜틱시티를 비롯해 댈라웨어 주 레호부스비치, 메릴랜드 주 오션시티 등 해안 지역은 성인키의 두 배 크기의 파도가 덮쳐 해안도로가 침수되고 주변 건물들이 크게 파손됐다.

정전사태도 잇따라 북동부 13개 주 650만 가구에 전기가 끊겼다. 미 전력회사인 콘에디슨은 침수로 전력설비가 파손되고 전력감전 사고가 날 것으로 우려해 월가 등이 포함된 맨해튼 남부와 브룩클린 등 3만7000명의 고객에 대해 강제 단전조치를 취했다.

이스트강과 허드슨강이 넘치면서 맨해튼남부는 1m 가까이 물에 잠겼다. 지하철과 지하차도로 물줄기가 쏟아졌고 주요 건물과 차량 등의 침수피해도 속출했다. 맨해튼 미드타운에 짓고 있는 초고층 아파트 원57의 80층 골조 상부에 있는 공사 크레인이 강풍에 부분 파손돼 추락할 위기에 처하면서 인근 주민이 긴급 대피하기도 했다.

미 원자력규제위원회는 메릴랜드 뉴저지 주 등에 위치한 10개 원전의 사고에 대비해 기술 인력을 급파했다. 폭우로 인근 하천 수위가 높아진 뉴저지 주 소재 2개 원전에 경계태세를 발령했다.

워싱턴 등 주요 도심은 텅 비어 적막감마저 흘렀다. 미 연방정부를 비롯한 공공기관과 기업들이 문을 닫았다. 주요 교량이 전면 통제되고 대중교통이 운행을 중단했다. 대부분의 공립학교가 30일까지 휴교에 들어가 학생 약 500만 명이 집에 머물렀다. 1만2000편의 항공기의 운항이 취소되면서 하늘 길까지 막혀 승객들이 발을 동동 굴렀다.

예상 피해 규모는 지난해 이 지역을 덮친 아이린보다는 크지만 2005년 뉴올리언즈를 강타했던 카트리나에는 미치지 못할 것이라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월스트리트저널은 재난위험 컨설팅펌인 EQECAT사의 자료를 인용해 미국 인구의 20%가 이번 허리케인의 직간접적인 영향을 받을 것이라고 보도했다. 피해액은 100억200억 달러(약 11조22조 원)에 이를 것으로 내다봤다. 세계적 보험사인 AIG의 로버트 벤모시 최고경영자(CEO)는 29일 시카고에서 열린 한 컨퍼런스에서 손해보험액 지급비용이 지난해 아이린(50억 달러약 5조4000억 원) 때와 비슷할 것이라고 밝혔다.

29일 미 본토에서 상륙할 당시 시간당 최대 풍속이 130km였던 샌디는 이날 자정을 넘기면서 최대 풍속이 시속 660km까지 잦아들기는 했지만 31일까지 강한 비바람을 계속 몰고 다닐 것이라고 국립허리케인센터는 내다봤다. 앞으로 로드아일랜드 매사추세츠 메인 주를 거쳐 캐나다까지 이동하면서 이번 주 내내 추가 피해를 가져올 전망이다.

워싱턴 공공기관 업무가 올 스톱된 가운데 유독 연방 대법원은 정상 근무를 화제를 모았다. 이날 9명의 대법관과 법원 직원들은 비바람을 뚫고 정상 출근했으며 국가안보, 소비자 보호 소송 재판 등이 예정대로 진행됐다.

대법원은 과거에도 악천후 속에서 정상 업무를 보는 것으로 유명한데 이는 예정된 심리를 미룰 수 없기 때문이라고 워싱턴포스트는 29일 전했다. 그러나 이날 허리케인 상황이 점점 심각해지자 대법원은 오후 2시에 예정보다 일찍 업무를 종료했으며 30, 31일 업무를 중단한다고 밝혔다.



박현진 정미경 witness@donga.com mickey@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