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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포 13년만에 물바다로 물폭탄 덴빈, 남쪽 또 할퀴고 갔다 (

목포 13년만에 물바다로 물폭탄 덴빈, 남쪽 또 할퀴고 갔다 (

Posted August. 31, 2012 06: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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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4호 태풍 덴빈(TEMBIN일본어로 천칭을 뜻함)이 30일 한반도를 관통하면서 최대 300mm가 넘는 많은 비를 뿌렸다. 당초 예상과 달리 덴빈은 수도권을 관통하지는 않았지만 15호 태풍 볼라벤에 이어서 바로 우리나라를 덮치는 바람에 2명이 사망하는 등 크고 작은 피해가 발생했다.

전남북 집중호우

당초 서해안에 상륙할 것으로 예상됐던 덴빈은 방향을 살짝 바꿔 이날 오전 10시 45분경 전남 완도 해안으로 진입했다. 덴빈은 상륙 이후 중심기압 995헥토파스칼(hPa), 최대풍속 초속 20m, 반경 150km로 약한 소형 태풍으로 바뀌었다. 그러나 내륙 산맥과 충돌하거나 북서쪽에서 온 찬 공기와 부딪치면서 곳곳에 많은 비를 뿌렸다.

특히 전남북지방에 집중 폭우가 내렸다. 전남 진도군에 235.5mm를 비롯해 목포시 172.9mm, 전북 정읍시에 205.0mm를 기록했다. 이날 오전 11시경 정읍시에는 1시간 동안 36.0mm, 광주에는 42.5mm의 강한 비가 내렸고 오전 9시 진도군에는 무려 75.0mm의 장대비가 쏟아졌다.

이에 따라 정읍시는 내장동 등 침수가 우려되는 저지대 마을 120여 가구 주민 300여 명을 긴급 대피시켰다. 목포 도심도 물바다로 변했다. 죽교동 북항동 등 시내 일부 도로가 물에 잠겨 통제됐고 가옥 20여 채가 침수됐다. 목포 시내가 물에 잠긴 것은 1999년 수해 때 이후 13년 만이다. 목포 시내가 침수된 원인은 앞서 지나간 태풍 볼라벤의 강풍에 부러진 가지와 잎이 하수도 구멍을 막아버렸기 때문으로 추정된다. 다행히 오후 들어 시내를 덮은 물은 대부분 빠져나갔다.

진도군 의신면에서는 오전 9시경 마을 앞 하천 둑이 터져 물이 넘치는 것을 발견한 창포리 이장 박창원 씨(57)와 진도군 지역개발과 박정현 씨(48)가 60, 70대 노인 50여 명을 고지대로 업어 날라 인명을 구하기도 했다. 덴빈은 전남 순천 구례, 경남 거창, 경북 안동 등지를 거쳐 31일 오전 1시경 강원 동해 방면으로 빠져나갔다.

사망사고 잇따라

이날 오전 전남 영암군 삼호읍 대불산업단지 안 D중공업에서는 대형철문이 공장 안쪽으로 쓰러지면서 장모 씨(52여)가 숨지는 등 2명이 숨졌다.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는 일단 장 씨 등 2명이 덴빈의 영향이 아닌 안전사고로 사망했을 가능성이 있어 공식 사망자 수치에는 포함하지 않았다.

제주와 전남 등에서 모두 11만4000여 가구가 정전 피해를 보았다. 오후 5시 현재 91%인 10만4000가구가 복구된 상태다. 항공기는 김포제주 노선 등 201편이 결항했고 여객선도 제주와 목포 인천 등 11개 지역 87개 항로에 126척의 운항이 통제됐다. 도로는 전북 남원 지방도, 군산 새만금방조제, 서귀포 산방산 해안도로, 양산 국도 35호선 등 4개 구간이 통제됐다. 국립공원은 한라산, 지리산, 북한산 등 20곳이 전면 통제됐으며, 자연휴양림 예약은 취소됐다. 제주도에서 초중고교 186개교 중 112개교가 휴교했고, 전남 장흥과 신안에서도 3개교가 휴교하는 등 휴교도 잇따랐다.

산사태 붕괴 우려 여전

덴빈은 일단 31일 새벽 동해로 빠져나갔지만 태풍영향권에 든 강원 등 일부 지방에는 계속해서 비가 내릴 것으로 보여 추가 피해가 우려된다. 특히 연달아 닥친 태풍의 영향으로 산사태나 제방 붕괴 등의 사고위험이 최고조에 달하고 있다.

산림청은 30일 오후 전북 완주 진안 무주 장수 순창군 등지와 충북 청원군 등 8곳에 산사태 경보를 발령했다. 또 광주 등 11곳에는 산사태 주의보를 내렸다. 산림청 관계자는 집중호우가 내리면 산사태 취약 지역 주민들은 자발적으로 대피하고 입산을 자제해야 한다며 지반이 취약한 곳이 많기 때문에 비가 그친 뒤에도 각별한 주의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이성호 박진우 starsky@donga.com pjw@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