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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업실패사기자살 파멸로 끝난 인생역전 (일)

사업실패사기자살 파멸로 끝난 인생역전 (일)

Posted July. 28, 2012 04: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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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또 복권 1등에 당첨될 확률은 814만5060분의 1. 벼락을 두 번 맞아 죽을 확률보다 낮다.

평범한 가장이던 A 씨(43)에게 2007년 그런 기적이 찾아왔다. 로또 1등에 당첨된 것이다. 25억여 원의 당첨금에 세금을 제외하고 18억 원 정도를 받았다. 로또 당첨금의 경우 3억 원까지는 22%, 3억 원 초과분은 33%의 세금이 적용된다.

당시 A 씨는 광주시내에서 조그만 술집을 운영하고 있었다. 그는 로또에 당첨되자 부모와 부인을 제외하고 친인척에게 일절 말하지 않았다. 부인에게도 정확한 당첨 금액은 알려주지 않을 정도로 비밀을 지켰다. 로또 당첨금이 갈등의 씨앗이 될 것을 우려했던 것으로 보인다.

A 씨는 당첨금 중 일부를 떼어내 술집을 확장했다. 그러나 영업이 되지 않아 2009년 가게를 접었다. 이후 두세 차례 당첨금을 사업에 투자했으나 사기를 당해 모두 날린 것으로 알려졌다. 주식에도 1억 원 정도를 투자했으나 실패했다. 이후 가족 간에도 로또 당첨금으로 불화가 생겼던 것으로 알려졌다.

결국 A 씨는 로또에 당첨된 지 4년 만에 빈털터리가 돼 부모나 친인척에게 손을 벌리는 처지가 됐다. 그가 부모 등에게 빌린 생활비는 6000만 원 정도. 하지만 부인과 자녀 2명 등 가족 4명이 생활하기엔 항상 너무도 빠듯했다.

A 씨는 23일 오후 2시 반경 광주 서구 한 목욕탕 남자 탈의실에서 숨진 채 발견됐다. 그는 탈의실 내 2m 높이 배전판 문에 미리 준비한 노끈으로 목을 맸다. 유서나 자살을 암시하는 휴대전화 문자메시지는 남기지 않았다. 그는 숨지기 전날까지 목욕탕 인근 집에서 가족들과 생활했다. 이상한 징후도 없었다. 사건을 수사 중인 광주 서부경찰서는 A 씨가 자살한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로또 당첨 이후 인생 유전의 불행을 겪는 경우는 A 씨만이 아니다. 지난해 10월 로또 1등에 당첨돼 13억 원을 받은 B 씨(42)는 이혼 문제로 말다툼을 벌이다 아내에게 주먹을 휘두른 혐의(상해)로 27일 경찰에 불구속 입건했다. 인천 남동경찰서에 따르면 B 씨는 24일 오후 11시부터 다음 날 3시까지 별거 중이던 아내를 자신의 집으로 불러내 얘기 도중 얼굴과 무릎 등을 주먹으로 때린 혐의다. B 씨의 아내는 경찰에서 남편이 주식으로 돈을 많이 번 금융전문가인 줄 알고 결혼했다고 주장했다.

2006년 경남에 살던 C 씨(31)는 로또복권 1등에 당첨돼 14억여 원을 손에 쥐었다. 황 씨는 부모에게 집을 마련해 줬다. 또 친형에게 사업자금으로 4억 원을 제공했다. 나머지는 도박과 유흥비에 쏟아 부었다. 10억 원을 8개월 만에 탕진했다. 그는 2007년과 2008년 두 차례나 금은방을 털다 교도소 신세를 졌다.

금융 전문가들은 평범한 사람들에게 일확천금이 주어졌을 때 실패하는 이유로 자산의 크기가 본인이 관리할 수 있는 한계를 넘어섰기 때문이라고 지적한다.



이형주 박희제 peneye09@donga.com min07@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