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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논문 표절, 문대성 의원당선자 말고 또 없나

[사설] 논문 표절, 문대성 의원당선자 말고 또 없나

Posted April. 21, 2012 07: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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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민대 연구윤리위원회가 어제 새누리당 문대성 의원 당선자의 박사학위 논문의 상당부분이 표절된 것으로 판정했다고 예비조사결과를 발표했다. 문 당선자는 비슷한 시각에 새누리당을 탈당하면서 저로 인해 정치 불신이 증폭되거나 새누리당의 쇄신과 정권재창출에 부담이 돼서는 안된다고 밝혔다. 올림픽 금메달리스트 출신으로 국제올림픽위원회(IOC) 선수위원인 그가 박사학위와 교수직을 위해 스포츠맨십을 헌신짝 취급하다니, 그 끝없는 욕망과 인간적 나약함이 무섭고도 슬프다.

선거 전인 2일 그의 논문을 분석한 학술단체협의회는 후보사퇴 뿐 아니라 동아대 교수직도 내놓고 국민대 역시 학위논문자격도 즉각 취소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학술단체협의회가 강력한 제재를 요구할 정도로 문 당선자의 표절은 심각한 수준이다. 논문의 절반 이상이 다른 교수가 발표한 논문과 토씨 하나 다르지 않다. 영문 초록은 오타까지 똑같다. 이 정도면 과연 어디서 어디까지를 문 당선자가 썼는지조차 파악하기 어려울 지경이다.

대학들의 박사 학위 논문 심사가 허술하게 진행되는 것도 문제다. 국민대는 2006년 김병준 당시 교육부총리가 국민대 교수 시절에 논문을 표절했던 사실이 드러나 수모를 당했다. 김 전 부총리가 그게 무슨 문제냐며 9일간이나 버티다 결국 사퇴할 뒤 과학기술부는 각 대학에 연구 윤리 확보 및 진실성 검증을 위한 규정을 마련하도록 지시했다. 이같은 소동을 치른 다음해인 2007년 국민대는 또 문 씨의 박사논문 표절을 걸러내지 못했다. 학계의 풍토가 그런 건지 답답하다.

차제에 19대 의원 당선자 중 대학원졸업 이상 학력을 지닌 129명에게 석박사 학위를 준 대학들은 학위논문을 점검해 표절여부를 철저히 가리기 바란다. 새누리당 정우택, 민주통합당 정세균 당선자도 남의 논문을 무단 전재했다는 의혹을 받고 있다. 130명 국회의원의 표절 논문이 드러날 때마다 진위 공방에 휘말릴 것이 아니라 일괄 검증을 해보는 것이 소모적인 정치 갈등을 줄이는 방법이 될 수 있다.

올림픽 펜싱 금메달리스트 출신인 헝가리의 슈미트 팔 대통령은 20년 전에 썼던 박사학위 논문 표절사실이 드러나 지난 2일 사퇴했다. 내 문제가 통합 아닌 분열의 상징이 된 상황에서는 물러나는 게 저의 책임을 다하는 것이라는 말에 여야 의원들은 기립 박수를 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