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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역의존도 높은 한국, 무모한 발상 (일)

Posted February. 16, 2012 08: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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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국제경제 분야의 대표적 싱크탱크인 피터슨 국제경제연구소(PIIE)가 국내 일각에서 일고 있는 한미 자유무역협정(FTA) 재협상 및 폐기 주장에 대해 무모한(foolhardy) 발상이라며 강하게 비판했다.

마커스 놀런드 PIIE 부소장(사진)은 13일(현지 시간) 연구소 웹사이트에 게재한 한미 블루스(KORUS Blues)라는 제목의 기고에서 무역 의존도가 높고 중간 규모 크기의 개방경제 체제인 한국이 세계 최대 경제대국인 미국과의 FTA를 폐기한다는 것은 무모하다며 한미 관계에 부작용을 미칠 뿐 아니라 장차 FTA 상대국이 될 다른 나라들에서도 신뢰를 잃게 될 것이라고 지적했다.

민주통합당 등 야권이 우리 정부가 미국에 협정을 폐기하겠다고 통지하면 180일 후에 종료된다는 한미 FTA 24.5조를 근거로 FTA 폐기를 주장하는 것에 대해선 나는 그런 주장을 무시하고 있지만, 그런 주장을 계속할수록 나중에 물리기가 어려워질 것이라며 4월 총선, 12월 대선에서 FTA 폐기 이슈가 선거 쟁점이 된다면 내년에 취임할 새 대통령은 큰 딜레마에 빠질 것이라고 주장했다.

투자자국가소송제도(ISD) 삭제, 개성공단 제품 한국산 인정 등 민주통합당이 주장하는 재협상안에 대해서도 조목조목 반박했다. 놀런드 부소장은 한미 FTA 반대론자들은 주권 문제를 들며 ISD 삭제를 요구하지만 한국은 이미 80개국 이상과 맺은 투자협정에 ISD를 삽입했다고 꼬집었다.

개성공단 문제와 관련해서는 FTA 체결국의 국경 밖 제품에 FTA를 적용해 달라는 요구는 미 의회가 매우 싫어하는 사안이라며 더군다나 그 나라가 북한이라는 건 상상할 수도 없는 일이라고 했다. 한미 양국은 FTA 발효 1년 후 역외가공지역위원회를 열어 역외가공지역 지정을 논의하기로 합의했는데, 이를 두고 한국은 개성공단뿐 아니라 북한 내 다른 지역 물품을 미국으로 수출할 수 있도록 논의할 수 있다고 해석하는 반면 미국은 이미 협상에서 거부된 사안이라고 판단하는 등 분명한 시각차를 보이고 있다.



이상훈 january@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