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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저축은비자금 수백억 해외은닉 포착 (일)

부산저축은비자금 수백억 해외은닉 포착 (일)

Posted May. 09, 2011 06: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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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검찰청 중앙수사부(부장 김홍일 검사장)는 8일 부산저축은행그룹이 캄보디아와 인도네시아 등에 5000억 원대의 프로젝트파이낸싱(PF) 투자를 하는 과정에서 투자금의 일부가 해외의 페이퍼컴퍼니(서류로만 존재하는 회사)로 흘러들어간 단서를 잡고 수사하고 있다. 검찰은 이 돈이 국내 투자 명목으로 다시 들어와 대주주의 정관계 로비자금으로 쓰였을 가능성이 있다고 보고 있다.

부산저축은행그룹 계열 5개 은행은 대주주들의 지시로 캄보디아 신도시와 공항, 고속도로 등의 건설사업에 2005년부터 지난해까지 5227억 원을 투자해왔다. 검찰은 이 과정에서 투자금 수백억 원이 사업컨설팅비나 검수료 명목으로 조세피난처 등에 세워진 페이퍼컴퍼니 5, 6곳에 흘러들어간 단서를 잡은 것으로 전해졌다. 검찰은 현재로선 빼돌려진 자금을 수백억 원 규모로 보고 있지만 앞으로의 수사 진행상황에 따라 대주주들이 해외에 은닉한 비자금 규모는 더 불어날 수도 있다.

특히 검찰은 부산저축은행그룹이 캄보디아 프놈펜 캄코시티 개발사업을 위해 특수목적법인(SPC) 4곳에 2984억 원을 투자한 과정이 의심스럽다고 보고 있다. 대주주들은 L사에 765억 원, M사에 216억 원, 또 다른 M사에 1186억 원, C사에 817억 원을 각각 빌려줬으며 이 돈의 대부분이 다시 L사로 모아졌다가 캄보디아 현지법인인 W사와 또 다른 L사로 나가는 등 복잡한 경로를 거쳤다는 것. 이 과정에서 페이퍼컴퍼니로 일부 자금을 빼돌리거나 대규모의 부동산을 샀다가 되파는 방법으로 자금세탁을 거쳤다는 게 검찰의 시각이다. 앞서 검찰은 1일 7조 원대의 경제범죄를 저지른 혐의로 박연호 부산저축은행그룹 회장 등 대주주와 주요 임원 21명을 기소했지만 이 가운데 횡령 혐의는 박 회장이 저지른 44억5000만 원만 포함됐다. 검찰은 대주주들이 감춰 둔 해외 비자금 저수지가 드러나면 이들을 횡령 혐의로 추가 기소하고 은닉 재산 환수 조치에 나설 계획이다. 또 검찰은 비자금의 흐름을 추적하는 과정에서 정관계 로비 의혹의 실마리도 드러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최창봉 ceric@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