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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효적 지배강화 표현 또 빠져 이번에도 일 자극 피하기 (일)

실효적 지배강화 표현 또 빠져 이번에도 일 자극 피하기 (일)

Posted March. 31, 2011 09:34,   

日本語

우리 정부는 깊은 실망과 유감의 뜻을 표하며, 근본적인 시정을 촉구한다.

정부는 30일 이례적으로 실망이라는 표현을 넣은 성명을 내고 일본의 중학교 사회과 교과서 왜곡에 항의했다. 그러나 이날 발표된 정부 대응은 과거보다 수위가 낮아진 것으로 평가돼 정부가 지나치게 몸을 사리는 것 아니냐는 지적도 나온다.

정부, 처음으로 실망 표현 쓴 이유

이명박 정부는 출범 이후 일본 교과서의 독도 영유권 주장에 대해 외교통상부 대변인 명의의 성명 2건과 논평 2건을 냈다. 30일 정부의 공식 견해를 밝히는 문건에 처음으로 들어간 실망이라는 표현은 정부 당국자들의 솔직한 심경이 담긴 상징적인 표현으로 풀이된다.

실제로 정부 내에서는 동일본 대지진 이후 한국의 진정어린 지원으로 일본 정부가 교과서의 독도 주장을 완화하거나 발표 시기를 늦출 수 있다는 기대감이 없지 않았다. 정부는 주일 한국대사관 등 다양한 외교 경로를 통해 일본 측에 자제를 촉구했다. 지난주부터는 언론에 단호한 대응 방침을 밝히며 일본 정부를 압박하기도 했다.

그러나 끝내 일본 측이 발표를 강행한 것에 대해 정부 당국자들은 당혹스러움을 감추지 못했다. 한 당국자는 일본이 정말 저럴 수밖에 없는지 개탄스럽다고 말했다.

과거보다 낮아진 대응 수위

이날 성명은 실망이라는 표현을 빼면 과거와 크게 다른 것이 없다. 강력한 항의와 즉각적인 시정은 이미 2008년 7월 14일 일본 중학교 교과서 학습지도요령해설서 발표를 비난하는 성명의 재탕이다. 일본의 진정성을 요구하는 내용도 지난해 3월 30일 초등학교 교과서 검정 결과가 발표된 뒤 성명에서 사용한 것이다.

정부는 당국자들이 평소 입만 열면 강조하는 독도의 실효적 지배 강화 등 일본을 자극할 수 있는 표현은 한 번도 사용하지 않고 있다. 정부는 2008년 7월의 전례에 따라 권철현 주일 한국대사 소환도 내부적으로 검토하고 있지만 대사가 별다른 성과 없이 다시 일본으로 돌아가면 체면이 서지 않는다며 결정을 미루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가장 효과적인 대응전략으로는 꼽히는 고위급 인사의 독도 방문도 거론조차 되지 않고 있다. 2008년 7월 한승수 당시 국무총리가 정부 수립 후 총리로는 처음으로 독도를 방문하자 일본 정부는 즉시 부적절한 행동이라고 밝히는 등 불편한 심기를 감추지 않았다.



신석호 정미경 kyle@donga.com mickey@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