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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CTV가 또 잡았다 (일)

Posted July. 17, 2010 08: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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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동대문구 성폭행 사건 피의자 양모 씨(25) 검거에는 폐쇄회로(CC)TV가 결정적 역할을 했다. 서울동대문경찰서 관계자는 16일 사건 발생 이후 용의자를 찾는 데 애를 먹었지만 CCTV에 잡힌 피의자의 동선을 집중 분석했다며 민간이 설치한 CCTV 분석 결과 양 씨가 범행 전 술에 취한 채 사건 현장 근처의 한 빌라로 들어갔다가 나온 것을 확인했다고 말했다. 경찰은 5초 간격으로 찍힌 CCTV에서 양 씨의 걸음걸이를 계산해 행적을 분석한 것으로 알려졌다. CCTV에서 용의자의 얼굴이 찍힌 영상 자료를 갖고 인근 지역을 탐문수사하면서 양 씨를 용의선상에 두고 양 씨의 동의를 얻어 구강상피체세포를 채취해 국립과학수사연구소에 유전자(DNA) 분석을 의뢰했다. 경찰은 동시에 양 씨의 걸음걸이로 보아 인근 빌라에 5분 정도 들어갔다가 나온 것으로 추정하고 한 빌라 엘리베이터 CCTV에서 먼저 CCTV에 찍힌 모습과 일치하는 것을 확인하고 양 씨를 용의자로 지목했다. 경찰은 15일 오후 3시 DNA가 일치한다는 통지를 받고 양 씨의 행방을 찾았으나 양 씨는 이미 제주도로 도주한 뒤였다.

그러나 경찰은 15일 오후 제주공항 CCTV에 찍힌 영상을 확보했다. 경찰은 양 씨가 붕대를 감고 있는 모습을 확인한 뒤 제주지방경찰청과 공조해 인근 병원을 탐문 수색해 이날 양 씨를 검거했다. 경찰 관계자는 피해 아동이 진술한 몽타주와 실제 양 씨의 얼굴이 많이 달랐지만 결국 피의자를 특정할 수 있었던 가장 큰 계기는 CCTV 자료 분석이었다고 말했다.

최근 영등포에서 초등학생을 성폭행한 김수철 사건의 경우도 CCTV가 범인 검거에 결정적인 역할을 했다. 경찰은 당시 학교 인근에서 찍힌 김수철의 인상착의를 토대로 범행 9시간 만에 김수철을 집 근처에서 체포할 수 있었다. 지난달 23일 대구에서 발생했던 여대생 납치 살해사건을 비롯해 유영철, 강호순 사건을 해결하는 데도 CCTV가 결정적인 역할을 했었다.

한편 서울동대문경찰서는 15일 제주에서 검거된 양 씨가 동맥을 자해한 왼쪽 손목에 16일 봉합수술을 한 뒤 이날 오후 서울로 압송해 범행 경위와 여죄를 조사하고 있다.

경찰 조사 결과 양 씨는 좁혀오는 수사망을 피하기 위해 자신의 집 근처에 있는 책대여점 에서 만화책을 빌려다 보며 경찰의 조사를 피해 왔다. 동대문구 장안동 모 책대여점 주인 양모 씨(42)는 지난달 29일 처음으로 등록을 한 뒤 한 번에 10권이 넘는 만화책을 빌려갔는데 10일부터는 잔혹한 내용이 담긴 만화들을 보기 시작했다며 인상이 거칠어 보이긴 했어도 이번 성폭행 사건의 범인일 줄은 몰랐다고 말했다.



강경석 coolup@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