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환호 3분18초만에 눈물로 (일)

Posted February. 26, 2010 07: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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맨 먼저 결승선을 통과했다. 그토록 꿈꾸던 올림픽 금메달을 딴 줄 알았다. 태극기를 흔들며 서로 얼싸안았다. 하지만 환희의 순간은 그리 길지 않았다. 경기를 끝낸 뒤 3분 18초 만에 날벼락 같은 심판의 통보가 전해졌다. 우승이 아닌 실격. 승리의 기쁨에 흘리던 눈물은 어느새 안타까운 흐느낌으로 변해 있었다.

25일 캐나다 밴쿠버 퍼시픽콜리시엄에서 열린 밴쿠버 겨울올림픽 쇼트트랙 여자 3000m 결선. 조해리(고양시청) 김민정(전북도청) 이은별(연수여고) 박승희(광문고)가 힘을 합친 한국은 1위로 골인했지만 석연찮은 이유로 실격 판정을 받아 노 메달에 그쳤다.

111.12m 트랙을 27바퀴 도는 이 종목은 한국이 1994년 릴레함메르 대회부터 2006년 토리노 대회까지 4회 연속 금메달을 딴 전통적인 텃밭이었다. 5연패에 도전한 한국은 레이스 내내 중국과 치열한 금메달 경쟁을 펼쳤다. 문제의 상황은 22번째 바퀴를 돌다 일어났다. 선두로 코너를 돌던 김민정의 오른팔이 뒤따르던 중국 쑨린린의 가슴과 부딪쳤다.

경기 후 심판진은 비디오 판독 결과 김민정이 진로를 방해하려고 고의로 밀쳤다며 임피딩(impeding)으로 판정해 한국의 실격을 선언했다. 한국은 4분6초7의 1위 기록을 세우고도 인정되지 않은 반면 금메달은 중국(4분6초61)이 차지했다. 은메달은 캐나다, 동메달은 미국에 돌아갔다.

이날 주심으로 나선 제임스 휴이시 심판(호주)은 2002년 솔트레이크시티 겨울올림픽 쇼트트랙 남자 1500m 결승에서 김동성이 아폴로 안톤 오노(미국)의 할리우드 액션으로 실격당할 때도 심판을 맡았기에 질긴 악연이 논란을 일으켰다.

피겨 여왕 김연아(20고려대)는 26일 오전 10시에 시작하는 피겨 여자 싱글 프리스케이팅에서 황금빛 연기를 펼친다. 24일 쇼트프로그램에서 역대 최고점인 78.50점으로 1위에 오른 김연아는 오후 1시 21분 출전해 화려한 피날레를 장식할 것으로 기대를 모은다. 곽민정(16군포 수리고)은 오전 11시 41분에 연기를 시작한다.



김종석 kjs0123@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