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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요술방망이는 없다

Posted February. 11, 2009 09: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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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증현 기획재정부 장관이 10일 취임하자마자 올해 성장률 목표치와 일자리 전망치를 마이너스로 낮춰 잡은 것은 어려운 현실은 현실대로 받아들이고 실효성 있는 대책 마련에 집중하겠다는 뜻이다.

정부의 경제인식을 가감 없이 드러내 시장의 신뢰를 회복하는 한편 위기 극복을 위해 경제주체들의 고통분담을 호소하려는 의도도 담긴 것으로 보인다. 그는 취임사에서 경기침체를 하루아침에 정상궤도로 되돌려 놓을 수 있는 요술방망이는 없다고 잘라 말했다.

이날 윤증현 경제팀이 밝힌 경제운용 방향은 전임 강만수 경제팀의 정책과 맥을 같이하면서도 일자리, 구조조정 등의 분야에서 한 발짝 더 나아간 플러스알파를 제시해 차별화를 시도했다.

눈높이 낮춘 윤증현 경제팀

윤 장관이 경제주체들의 심리에 미칠 부정적 영향을 무릅쓰고 마이너스 성장률 전망을 내놓은 것에 대해 재정부 공무원들은 파격으로 받아들였다. 정부의 의지와 경기부양 효과에 대한 기대감을 담아 적당히 분식()한 목표치를 제시하던 기존의 관행에서 벗어난 조치이기 때문.

윤 장관은 2.0% 전망은 현 상황에서 전문가 의견을 모은 것이라며 이를 플러스로 돌리기 위해 추경 등 정책적 노력을 하겠다고 말했다. 실제로 정부의 수정전망치는 10개 주요 투자은행(IB)의 한국 경제에 대한 최근 전망치 평균인 2.3%와 비슷한 수준이다.

이와 관련해 윤 장관은 시장과 국민으로부터 정부가 신뢰를 회복하는 첫걸음은 정부의 정직성에 있다며 정직하게 말씀드리고 그렇게 해서 이해를 구해야 (위기를) 극복할 수 있다고 생각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일자리, 내수, 구조조정에 초점

새 경제팀은 추경 조기 편성과 신용경색 해소, 일자리 나누기, 신()빈곤층 지원, 서비스산업 경쟁력 강화, 실효성 있는 구조조정 추진이라는 6대 정책과제를 제시했다. 특히 윤 장관은 이달 안에 추경안을 편성해 관계부처 및 한나라당과 협의한 뒤 다음 달 말까지 국회에 제출하겠다고 구체적 일정까지 제시했다.

추경의 규모는 당초 예상된 10조 원보다 크게 늘어난 15조20조 원 정도가 될 것이라는 분석이 유력하다. 실물경제가 정부 예상보다 훨씬 빠른 속도로 얼어붙고 있는 데다 경기침체로 올해 세수()가 크게 부족해질 것이 확실시돼 경기진작 효과를 내려면 추경 규모를 키워야 한다는 것이다.

이와 관련해 재정부는 지난해 정부의 일반회계 순잉여금(세계잉여금) 4조6000억 원 중 2조1000억 원을 이미 추경 재원으로 확보했다고 밝혔다.

일자리를 지키고 나누려는 기업이 고용유지 지원금을 신청하면 사업자가 부담해야 할 인건비에 대해 한시적으로 저금리 대출 제도를 운영하겠다는 정책도 눈에 띈다. 일자리 나누기를 실천하는 기업에 대한 인센티브를 더욱 강화하겠다는 뜻이다.

개별 기업의 구조조정에 대해서는 채권단 중심으로 진행한다는 원칙론을 재확인하면서 산업정책과 연계된 거시적 전략적 구조조정을 병행하겠다는 의지를 밝혔다. 채권단의 경우 거래 기업과의 이해관계 때문에 소극적으로 구조조정을 추진할 가능성이 큰 만큼 정부가 개입할 여지를 만든 것으로 풀이된다.

윤 장관은 또 모든 정책수단을 동원해 금융기관의 유동성, 자산의 건전성, 자본의 적정성 등을 개선하는 노력을 하고 그래도 부족하면 그때는 공적자금 투입도 당연히 검토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차지완 장원재 cha@donga.com peacechaos@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