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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중교역 상징이 밀수창구 전락 북핵 상징 폭파로 돌파구 열리길

북-중교역 상징이 밀수창구 전락 북핵 상징 폭파로 돌파구 열리길

Posted June. 30, 2008 03: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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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이 영변 원자로의 냉각탑을 폭파한 다음 날인 28일 오전 6시 중국 랴오닝() 성 단둥() 시.

북한의 신의주가 마주 보이는 강변에는 여느 때처럼 아침 일찍부터 많은 시민이 나와 음악을 틀어놓고 체조를 하거나 단체로 춤을 추고 있었다. 남한과 북한의 인기 가요인 신사동 그 사람과 반갑습니다 등의 노래가 울려 퍼졌다.

중국-북한 교역의 80%가량이 이뤄지는 단둥의 시민들은 중국의 어느 지역보다 북한 상황이나 남북관계에 대한 관심이 높다.

북한이 잘돼야 단둥도 좋다

27일 저녁 중국 TV가 여러 차례 북한의 냉각탑 폭파 장면을 방영한 때문인지 강변에서 만난 시민 대부분은 냉각탑 폭파 사실을 잘 알고 있었다. 그러나 이번 냉각탑 폭파가 남북관계에 새로운 전기를 마련할지에 대해서는 의견이 엇갈렸다.

산책을 나와 스트레칭을 하던 마윈(42) 씨는 밤 뉴스에서 냉각탑 폭파 장면을 보면서 감흥을 느꼈다며 한국에 새 정부가 들어선 후 불편했던 남북관계가 진전되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남북관계가 진전될 경우 단둥 발전에도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는지 묻자 그는 한때 신의주 특구가 들어선다고 했을 때 한국 사람들이 단둥에 투자하겠다며 많이 왔다고 말했다.

위() 씨라고 밝힌 50대 남자는 8월 베이징() 올림픽 때 한국 응원단이 서울에서 기차를 타고 신의주와 단둥을 지나 베이징까지 간다는 계획도 성사됐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단둥한인교회를 통해 대북 지원사업을 활발히 펼치는 단둥 한국인회 성구대 회장은 냉각탑 폭파를 계기로 북핵 문제가 잘 처리돼 대북 지원사업도 한층 적극적으로 진행됐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북한 식량난 속 밀수 극성

최근 북한의 식량난이 극심해지면서 단둥에서는 북한으로의 식량 밀수출이 성행하고 있다고 이곳 소식통들은 전했다. 중국이 국제 곡물가격 급등에 따라 올해 들어 식량 수출을 제한하면서 대북 공식 곡물 수출도 급격히 줄었다.

단둥 해관에 따르면 올해 15월 북한으로 수출된 식량은 지난해 같은 기간에 비해 50.5%가 줄었다고 밝혔다. 그나마 밀가루는 1월에 수출이 중단됐으며 쌀과 옥수수도 4월 이후에는 공식 수출이 전혀 없었다.

이처럼 북한으로의 식량 수출이 급격히 줄어들면서 공식 수출량보다 훨씬 많은 양이 밀수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그러다 보니 밀수하다 적발된 양도 크게 늘었다.

단둥의 한 소식통은 최근에는 (밀수업자들이) 산둥() 성이나 허난() 성 등에서 싣고 온 2, 3년 묵은 옥수수와 밀가루를 압록강에서 배를 이용해 밀수출하고 있다고 전했다.

이 소식통은 위험부담 비용까지 합쳐 밀수로 압록강을 건너는 비용이 과거에는 곡류 t당 50위안(약 6500원)가량이었으나 올해 초엔 200위안, 최근에는 500위안까지 치솟았다고 말했다.

단둥 시민들은 북한에서 감자 수확이 곧 시작되면 이 같은 묵은 곡류의 밀수출이 어느 정도 줄어들 것으로 예상했다.



구자룡 bonhong@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