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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장경제 분배 소홀성장해야 분배 늘어

Posted April. 04, 2008 03: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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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급자는 언제라도 많은 이윤 노리지, 같은 물건 팔다 보면 서로 싸움하더라.(교학사중학교 3학년 사회 교과서 85쪽)

기업은 상품 생산으로 이윤을 획득한다. 이 과정에서 가계에 일자리를 제공하고 경제성장을 촉진하기도 한다.(전국경제인연합회차세대 중학교 경제 교과서 47, 48쪽)

기존의 한 중학교 3학년 사회 교과서와 전경련이 올해 하반기(712월)에 발간할 예정인 중학교용 경제 교과서인 차세대 중학교 경제의 기업에 대한 시각은 이처럼 차이가 있다. 전경련은 기존 교과서가 반()시장, 반기업적인 내용을 적지 않게 담고 있다는 판단에 따라 중학생들에게 올바른 시장경제주의를 심어 주기 위해 지난해 새 경제 교과서를 만들기로 결정하고 최근 관련 작업을 사실상 완료했다.

동아일보가 3일 입수한 전경련의 차세대 중학교 교과서는 총 320쪽 분량으로 경제생활과 경제 문제(시장경제와 가계, 기업, 정부 등) 시장과 수요공급(시장가격의 결정, 시장의 한계 등) 국민경제의 이해(경기 변동과 자유무역 등) 경제와 사회(세계화, 인권 등) 등 4개 대단원으로 구성됐다.

특히 대학 교재로 쓰이는 맨큐의 경제학, 베스트셀러인 죽은 경제학자의 살아있는 아이디어, 국내 신문 기사 등을 인용해 각종 사회 현상을 경제학적인 관점에서 쉽게 풀어 썼다.

예컨대 선택의 대가를 뜻하는 기회비용을 설명할 때 차세대 교과서는 고교 졸업 후 곧장 미국프로농구(NBA)에 진출한 스타인 코비 브라이언트를 예로 들었다. 그가 대학에 진학할 경우 4년 동안 포기해야 할 소득이 천문학적인데 이 소득이 기회비용이라는 것이다.

또 19세기 멸종 위기에 처한 코끼리를 보호하기 위해 땅 주인에게 코끼리 소유권을 넘긴 짐바브웨를 소개하며 사유재산권의 역할을 설명했다. 당시 땅 주인들은 자신의 이익을 추구할 경제적인 동기가 생기자 자신의 비용을 들여 코끼리를 보호해 시장의 보이지 않는 손을 통해 코끼리는 멸종되지 않을 수 있었다.

각종 경제 현안에 대한 차세대 교과서의 설명은 기존 교과서와 큰 차이를 보였다.

성장과 분배의 경우 기존 중학교 교과서(디딤돌사회3)는 시장경제는 빵을 사회구성원 모두에게 적절하게 나눠 주는 역할을 제대로 수행하지 못하고 있다. 이제는 빵을 누구에게, 얼마만큼 나누어 주어야할지 고민해야 할 때다라며 분배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반면 차세대 교과서는 성장이 없으면 주어진 생산량을 여러 사람이 나누기 때문에 그 과정에서 갈등이 발생하기 쉽다. 그러나 생산이 증가하면 다른 사람의 몫을 줄이지 않고 분배량을 늘릴 수 있다며 성장에 무게를 뒀다.

기존 교과서가 시장경제 체제가 빈부 격차를 확대시켰다(중앙교육진흥연구소사회3)면서 부작용을 부각시킨 반면 차세대 교과서는 부작용과 함께 산업화와 경제성장으로 전반적인 삶의 질이 높아졌다는 긍정적인 측면도 함께 소개했다.

대외 개방과 관련해 기존 교과서는 세계무역기구(WTO) 체제가 선진국들에게 유리한 결정(동화사사회1)이라고 기술했다. 반면 차세대 교과서는 국제 거래가 산업기반을 무너뜨리는 문제도 있다. 하지만 자원이 부족하고 무역으로 먹고사는 한국이 살아남으려면 자유무역협정(FTA) 등 국제거래가 필수적이라고 했다.

전경련은 차세대 교과서가 일선 학교에서 교재로 쓰일 수 있도록 최근 서울시교육청에 인정교과서 승인 신청을 했으며 승인이 되면 학교와 서점 등을 통해 배포할 계획이다.

전경련 관계자는 고등학교 경제는 선택과목이기 때문에 필수과목인 중학교 사회 교과과정에서의 경제교육의 중요성이 더 크다며 차세대 교과서는 이념적인 편향성을 배제하고 학생들이 시장경제 원리에 더욱 쉽게 접근할 수 있도록 제작했다고 말했다.

전경련은 지난해 5월 고등학교용 차세대 경제 교과서를 발간했으며 고교용 교과서는 그동안 기업 학교 군대 학원 등에 총 7만5000여 부가 배포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