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숭례문태우고도정신못차렸다

Posted February. 15, 2008 03: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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숭례문 화재 진화 당시 소방당국이 잔불을 끈다며 포클레인으로 불에 탄 목재 잔해를 파헤쳤던 것으로 드러났다.

또 잔해 수거 작업을 벌이던 문화재청은 일부 잔해를 폐기물 처리장으로 반출해 숭례문 복원에 활용해야 할 기존 부재를 문화재청 스스로 훼손하고 폐기했다는 비난을 받고 있다.

소방당국 등에 따르면 숭례문 2층 지붕이 완전히 무너져 내린 11일 오전 2시경 중부소방서 소속 포클레인 1대가 숭례문 북쪽으로 들어가 목재 잔해를 포클레인으로 파헤쳤다.

오전 3시 반경 숭례문 잔해를 포클레인이 마구잡이로 파헤쳐도 괜찮은 것이냐는 한 시민의 말에 문화재청 김성도 사무관이 황급히 소방본부로 달려가 작업 중단을 요구했다. 작업은 오전 3시 40분경에야 가까스로 중지됐다.

이에 대해 소방당국은 잔불을 정리하려면 위에 쌓여 있는 나무들을 들어내야 했다며 문화재청 측과 미리 상의한 것은 아니었지만 조심스럽게 작업했다고 해명했다.

화재 발생 사흘 뒤인 13일에는 잔해 수거 작업을 벌이던 문화재청이 일부 잔해를 서울 은평구 수색동의 폐기물 처리장으로 반출한 것으로 밝혀졌다.

문화재청 관계자는 인부들이 잔해 정리 작업을 원활하게 진행하기 위한 공간을 마련하기 위해 복원 시 활용 가치가 없는 자재들을 분류해 내보냈다고 말했다.

그러나 폐기장에 버려진 잔해 중에는 전통문양이 생생한 기왓장 등 보존 상태가 비교적 양호한 자재들도 포함된 것으로 알려졌다.

한국예술종합학교 김봉렬 교수는 문화재 잔해 복구 작업은 최대한 신중하고 절차에 맞게 진행돼야 한다며 당분간 현장을 보존하며 잔해의 위치를 정밀하게 표시한 뒤 수거하는 것이 기본이라고 지적했다.

문화재청은 폐기물 반출에 대한 비판이 일자 14일 오전부터 장외 반출 작업을 중지했다.

문화재청 관계자는 12일 열린 건축사적 합동분과 문화재위원회에서 충분한 상의를 거친 뒤 반출을 결정했다며 언론에 미리 공표를 안 해 오해가 있었던 것 같다고 해명했다.



이광표 신광영 kplee@donga.com neo@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