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빙 넘어 밀월로

중국과 일본이 처음으로 고위급 경제대화를 시작했다. 중국의 고위급 경제대화는 미국에 이어 일본이 2번째다. 중국은 내년 3월에는 유럽과도 고위급 경제대화를 갖는다.

최근 경제는 물론 정치, 군사 분야까지 앙숙이던 중-일 양국의 관계가 해빙을 넘어 점차 밀월관계로 발전하는 양상이다.

양국은 1일 베이징()에서 쩡페이옌() 중국 부총리 및 고무라 마사히코() 일본 외상과 양국의 6개 경제 부처 장차관이 참석한 가운데 협력을 통한 공동번영과 상호 협조 속 발전이라는 주제로 고위급 경제대화를 했다.

이 자리에서 양국은 식품 안전과 환경보호를 위해 양국이 경제적 유대를 더욱 강화하고 동중국해 가스전 공동개발 문제를 연말에 예정된 후쿠다 야스오() 일본 총리의 방중 이전에 해결하도록 노력한다는 데 합의했다.

쩡 부총리는 이날 중국의 발전은 일본에 위협이 아닌 기회이며 일본의 발전 역시 중국에 유리하다며 강한 협력 의지를 밝혔다.

그는 또 에너지 및 환경보호, 무역투자, 양국 기업, 국제경제 문제 등 4대 분야에서 협력을 강화하자고 일본 측에 제안하며 일본이 중국에 완전한 시장경제 지위를 부여해 달라고 요구했다.

고무라 외상은 양국 경제관계는 상호 의존성이 크다며 양측이 모두 승리하는 방향으로 협력을 확대시켜 나가자고 맞장구를 쳤다.

일본 측 대표단은 원자바오() 총리가 2일 대표단을 면담한 데 이어 3일엔 후진타오() 국가주석이 면담키로 한데 대해 이례적인 환대라며 중국의 대일 관계 개선 의지를 높이 평가했다.

중국이 최근 영토 및 유전개발, 역사 문제 등 난제가 해결되지 않았음에도 일본에 구애하는 이유는 후 주석이 내세운 과학 발전관을 달성하기 위해서는 일본의 수준 높은 기술력이 절실하기 때문이다.

일본 역시 아시아 중시 외교를 주창해 온 후쿠다 총리의 취임 이후 급속히 진전되는 민간 차원의 경제협력을 정부가 뒷받침할 필요가 있다고 판단해 적극적인 자세를 보이고 있다.

하지만 해묵은 난제와 함께 중국의 군사력 팽창 등 새로운 불씨가 나타나고 있어 중-일 밀월이 오래 가기 어려울 것이라는 전망도 많다.

하종대 천광암 orionha@donga.com iam@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