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워싱턴 한인 세탁소 바지 분실 510억 원 소송 첫 공판

워싱턴 한인 세탁소 바지 분실 510억 원 소송 첫 공판

Posted June. 14, 2007 07: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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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 각국 취재진과 소송 남용 개혁을 위한 시민단체 회원들, 한인 세탁소 연합회원 등이 법정을 가득 메웠다.

변호사이자 워싱턴 행정법원 판사인 피어슨 씨는 이날 스스로 원고, 변호사, 증인의 1인 3역을 하면서 자신을 소비자 권익을 수호하기 위해 나선 존재로 부각시키려 했다. 그러면서 8명을 원고 측 증인으로 불러 직접 심문했다. 휠체어를 타고 나온 89세의 한 흑인 노파는 옷이 물세탁으로 줄어든 것 같다고 불평하다가 정 씨 세탁소에서 쫓겨난 적이 있다며 자신을 나치 피해자에 비유했다.

하지만 변호인 반대심문에서 증인들은 변상액에 불만을 갖기 전까지는 정 씨 부부에 대해 직업의식이 투철하고 밝은 표정의 좋은 사람들이라는 인상을 받았다고 말했다.

변론에 나선 크리스토퍼 매닝 변호사는 원고 피어슨 씨는 최근 이혼을 하고 재정적으로 어려운 상태라며 원고가 잃어버렸다고 주장하는 바지는 현재도 버젓이 걸려 있다고 반박했다. 변호사는 또 원고는 아메리칸 드림을 이루기 위해 일주일에 70시간을 일하는 영어에 서툰 이민자를 착취하기 위해 자신의 법 지식과 법률시스템을 악용하고 있다며 정작 피해자는 정 씨 부부라고 주장했다.

증인심문 뒤 피어슨 씨는 무려 2시간 동안 소송을 제기한 경위를 장황하게 설명하다 문제의 바지 대목에 이르자 갑자기 감정적 격정 상태를 보였다.

정 씨 부부는 고급 정장 바지를 잃어버려 놓고 싸구려 복제품을 내가 맡긴 것이라고 내놓았다. 내 평생, 밑단이 접힌 바지를 입어본 적이 없는데 그게 내거라고.

마치 숨이 막히는 듯 말을 멈추더니 눈물을 뚝뚝 떨어뜨리며 법정 밖으로 걸어 나갔다. 잠시 후 돌아오더니 판사에게 나머지 진술을 서면으로 제출하고 싶다고 했으나 판사는 이를 거절했다. 정 씨 부부의 진술 및 심문은 13일(미국 시간) 열린다.

첫 공판 후 MSNBC 방송이 인터넷을 통해 액수는 지나치지만 소비자의 권리에 대한 피어슨의 주장에 일리가 있다와 말도 안 된다는 두 가지 설문을 놓고 투표를 실시한 결과 5만6000여 명의 응답자 중 97%가 말도 안 된다에 투표했다.



이기홍 sechepa@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