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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7. 4. 한국외교는 어디에

Posted April. 28, 2007 08: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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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대 초강대국 간 냉전이 종식된 지 10여 년. 유일 슈퍼파워 미국의 독주시대가 도전을 받고 있다. 최근 중국과 러시아의 급부상과 도전적 양상으로 국제정치 질서는 크게 출렁인다.

이 같은 세계 질서의 변화 조짐은 미국이 사실상 이라크전쟁의 수렁에 빠지면서 국제적인 위상과 신뢰가 흔들리고 있기 때문. 중국이 군사 강국으로 부상하고 러시아가 과거의 지위 회복을 노리면서 미국과의 경쟁 체제로 전환 중이라는 시각도 나온다.

물론 미국이 이라크전쟁에 휘말린 탓에 일어난 일시적 이슈 주도권 경쟁일 뿐이라는 분석도 없지 않다. 그러나 최근 미국이 아시아에서 중국의 부상에 경계심을 드러내며 일본과의 동맹을 강화하고 유럽에서 러시아가 미국에 맞서는 대결 양상을 보이면서 신()냉전 또는 차가운 평화(Cold Peace) 시대의 도래를 우려하는 목소리가 높다.

아시아, 중국의 급부상과 미국의 동맹 강화

미국과 일본은 26일 양국 정상회담을 통해 양국은 동맹관계를 더욱 강화해 나갈 것임을 재확인했다. 최근 일본군위안부 문제 등 일본의 과거사를 둘러싼 양국 간 견해차에도 불구하고 아시아에서 특별한 동맹관계를 구축해 나갈 것임을 재천명한 것이다.

이에 앞서 26일 데니스 와일더 미 백악관 동아시아 담당 선임보좌관은 언론설명회에서 조지 W 부시 미 대통령은 미국은 북한이 납북자 문제를 해결하기 전에 북한을 테러지원국 명단에서 삭제할 계획이 전혀 없다는 뜻을 전달할 것이라고 밝혔다.

미국은 또 25일 미일 정상회담을 앞두고 일본의 최신예 F-22 전투기 구매를 협의하겠다는 메시지를 전했다. 이에 앞서 아베 신조() 일본 총리와 존 하워드 호주 총리는 지난달 양국 간 안전보장 협력에 관한 공동선언을 발표했다. 미국을 축으로 한 아시아태평양 지역의 삼각 안보동맹 구축인 셈이다.

이 같은 동맹외교 강화가 중국을 겨냥한 포석이라는 데는 이론의 여지가 없다. 중국은 그동안 조용한 경제 대국으로의 부상을 꾀했으나 최근 군사적 역량의 급성장은 주변국을 긴장하게 만들고 있다.

중국은 27일 리자오싱() 외교부장의 후임에 미국통인 양제츠(지57) 외교부 부부장을 임명했다. 중국이 리 전임 부장에 이어 미국 전문가를 외교부 수장 자리에 임명한 것은 미국과의 전략적 관계 설정을 계속 외교의 중심에 두겠다는 의지로 풀이된다.

유럽, 미국과 러시아의 새로운 경쟁

냉전 종식으로 파산국가 신세이던 러시아가 요즘 들어 오일머니를 바탕으로 과거의 위상을 되찾기 위한 도전적 행보를 보인다. 벌써부터 일부 외교 전문가는 러시아를 초제국주의(trans-imperialism) 국가로 규정하며 경계심을 드러내고 있다.

특히 블라디미르 푸틴 대통령은 26일 국정연설을 통해 유럽재래식무기감축조약(CFE)의 이행 중단을 선언했다. CFE 조약은 냉전시대의 사실상 종결을 알린 동서 양 진영 간 협력의 산물이었으나 이제 그 이행 중단 선언은 다시 대결 국면으로 접어들고 있음을 보여 준다.

양국은 이미 미국이 동유럽에 미사일방어(MD) 체제를 구축하는 문제를 놓고 갈등을 벌여 왔다. 러시아는 이미 미국의 MD에 맞서 중거리핵전력제한협정(INF)을 철회하고 유럽의 MD기지를 공격할 수 있다는 엄포를 해 왔다.

한편으로 러시아는 중국과 우호관계를 다지면서 미국에 맞서는 협력 체제를 강화하고 있다. 최근 양국은 합동군사훈련을 실시하고 무기 거래를 확대하는 등 군사협력을 대폭 강화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