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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피니언] 엉터리 수질검사

Posted December. 21, 2006 06: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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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722년 영국의 목사이자 화학자이던 조지프 프리스틀리는 일정량의 공기로 숯을 태우면 공기의 5분의 1이 소모되면서 이산화탄소가 만들어지고, 나머지는 연소와 관련이 없다는 사실을 발견했다. 이 나머지 기체가 공기 중에 가장 많이 존재하는 질소(N)다. 이 발견 이후 이산화탄소로 소다수를 만들어 먹게 됐고, 질소 성분의 이산화질소는 웃음가스라 해서 마취제로 쓰이고 있다. 하지만 이 질소가 마시는 물에 들어가면 얘기가 달라진다.

오염된 지하수에 들어 있는 질산성 질소는 유기질소가 산소와 박테리아에 의해 산화하면서 생성되는 물질이다. 쉽게 말하면 사람이나 동물의 분뇨 성분 같은 것이다. 체내에 흡수되면 헤모글로빈과 산소의 결합력을 떨어뜨려 산소결핍을 일으킨다. 특히 아이들이 마실 경우 피부색이 푸르게 변하는 청색증과 발육장애를 유발한다. 1950년대 체코에서는 질산성 질소가 70ppm 이상 든 물로 우유를 타 마신 어린이 115명이 청색증에 걸려 9명이 숨졌다.

지하수 수질검사 결과를 조작한 검사기관 직원과 조작을 부탁한 개발업자, 뇌물을 받고 이를 눈감아 준 국책 환경연구기관 직원들이 무더기로 적발됐다. 엉터리 수질검사가 이뤄진 곳은 1753곳이나 된다. 검사기관들은 음용수 기준(10ppm)을 초과한 질산성 질소 검출 결과를 조작하거나 시료를 바꿔치기해 적합 판정을 내렸다. 질산성 질소가 기준치의 17배가 넘는 사례도 있었다.

이런 물이 가정집 학교 어린이집과 마을상수도로 흘러 들어갔다. 올해 사상 최대 집단급식 사고의 원인을 제공한 노로바이러스도 부적합 지하수로 식재료를 세척한 탓에 퍼진 것으로 추정된다. 국내 상수도 보급률은 작년 현재 90.7%로 상수도 없는 곳이 아직도 있다. 수도료 때문에 지하수를 쓰는 대형 급식업소도 있다. 실험실에서 수질검사 결과를 조작하는 행위는 오폐수를 흘려보낸 것 못지않게 죄질이 나쁜 범죄다. 다른 것도 아닌 먹는 물로 장난친 사람들은 국민의 공적()이다.

정 성 희 논설위원 shchung@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