겨우 17세 베이징 이 자란다

한국 수영이 올림픽 메달을 따는 날이 멀지 않았다.

열일곱 살 소년 박태환(경기고)이 한국 수영 역사를 다시 썼다.

박태환은 20일 캐나다 브리티시컬럼비아 주 빅토리아에서 열린 2006 범태평양수영대회 남자 자유형 400m 결승에서 3분 45초 72의 기록으로 금메달을 목에 걸었다. 이로써 마쓰다 다케시(일본)가 지난해 7월 세운 아시아신기록(3분 47초 28)을 갈아 치웠으며 자신이 지난해 동아시아대회에서 세운 3분 48초 71의 한국기록도 2초 99 앞당겼다.

18일 자유형 200m 은메달에 이어 이번에는 금메달까지 목에 걸며 세계적 스타로 우뚝 선 것.

한국 수영이 정규코스(50m코스) 국제대회에서 우승한 것은 1995년 후쿠오카 유니버시아드 배영 200m에서 지상준(당시 22세)이 금메달을 딴 데 이어 사상 두 번째이다.

그러나 유니버시아드가 대학생(대회 전년도 졸업생까지 포함)만 대상인 반면 범태평양대회는 미국 호주 캐나다 일본 중국 등 수영 강국들의 정상급 스타들이 모두 참가하기 때문에 의미가 훨씬 각별하다.

박태환은 이번 대회에서 세계수영연맹(FINA) 랭킹 1위인 클레트 켈러(미국이번 대회 3분 47초 17)와 3위 피터 반더카이(미국3분 49초 42), 10위 마쓰다(3분 50초 96)와 20위 장린(중국3분 47초 07) 등 세계 정상급 선수들을 모두 꺾고 우승했다.

12월 도하아시아경기는 물론 2008년 베이징 올림픽 금메달 가능성도 한층 밝아졌다.

게다가 박태환은 이제 겨우 고교 2년생. 이미 키 181cm에 몸무게 71kg으로 흠잡을 데 없지만 계속 자라고 있어 베이징 올림픽 때는 체격과 체력이 전성기에 오를 전망.

박태환을 전담 지도하고 있는 우원기 코치는 물을 타는 물감이 탁월한 데다 경기 운영능력이 뛰어나다며 체력을 보완하고 턴 동작을 보완하면 세계 톱클래스 선수들도 충분히 따라잡을 수 있다고 자신했다.

400m 금메달을 목에 건 이날도 박태환은 기쁨보다는 다음 날 1500m 경기에 대한 각오를 다졌다. 그는 경기 후 우 코치에게 전화를 해 기록이 너무 잘 나와 기쁘다며 오늘로 만족하지 않고 21일 1500m에서도 최선을 다해 금메달을 목에 걸겠다고 밝혔다.

정재윤 jaeyuna@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