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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0만여명 가슴으로 뛰었다

Posted June. 24, 2006 08: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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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마음으로 꿈이 이뤄지기를 밤새 간절히 바랐다. 그리고 이 염원이 태극전사의 가슴에 투혼으로 타오르기를 기대했다.

2006 독일 월드컵 16강 진출의 운명이 걸린 한국팀의 예선 마지막 경기인 스위스전이 열린 24일 새벽 전국은 또다시 붉은 함성으로 뒤덮였다.

12번째 선수인 국민은 가족끼리, 연인끼리 삼삼오오 거리로 몰려 나왔다. 이들은 23일 밤부터 목이 터져라 대한민국을 외쳤고 함성 사이로 아침 해가 떠올랐다.

선수 가족들은 기도하는 심정으로 한국팀을 응원했고 방학을 맞은 대학가에서도 오! 필승 코리아의 함성은 끊이지 않았다.

한국-스위스전이 시작되기 훨씬 전인 23일 오후부터 서울 종로구 세종로 동아미디어센터 앞 청계광장과 서울시청 앞 서울광장 등 광화문 일대에 사람들이 몰려들어 서울에서만 거리 응원 인파가 37만 명을 넘었다.

영남과 호남지역 주민들은 남부지방에는 비가 내릴 수도 있다는 기상청의 예보에도 불구하고 장맛비를 응원 열기로 말리겠다는 각오로 거리로 쏟아져 나왔다. 전국 100여 곳에서 100여만 명(경찰 추산)이 거리 응원전을 펼쳤다.

밤새 외친 대한민국=이날 청계광장과 서울광장 등 광화문 일대에는 프랑스전 때(20만여 명)보다 많은 25만여 명이 몰렸다. 주5일 근무로 출근 부담을 벗은 직장인들과 쉬는 토요일을 맞은 초중고교생들도 거리응원에 가세했다.

16강 진출 여부가 걸린 한판 승부를 펼치는 태극전사들이 스위스팀을 몰아붙이고, 위협적인 슈팅이 상대의 골문을 위협할 때마다 일제히 자리에 일어서서 발을 동동 구르며 함성을 질렀다.

23일 오전 9시부터 서울광장에 일찌감치 나와 명당에 자리를 깔고 있던 회사원 강청하(20여) 씨는 거리응원전에 참가하려고 야간근무까지 바꿨다고 말했다.

광화문 일대 주점과 찜질방, 숙박업소는 TV로 경기를 지켜보는 사람들로 붐볐다.

부산 대전 등 지방 곳곳에서도 밤새 대한민국의 함성이 이어졌다. 부산에서는 연제구 거제동 아시아드주경기장에 6만여 명 등 5곳에서 11만5000여 명이 응원전을 펼쳤고 대전에서도 10만여 명이 거리응원에 참여했다.

마음 졸인 선수 가족=박주영 선수의 아버지 박필용(52) 씨는 경기가 열리는 동안 경북 포항시의 한 기도원에서 한국팀의 16강 진출을 간절히 기도했다. 어머니 김옥란(52) 씨는 경기가 열린 독일 하노버 현지에서 한국팀을 응원했다.

김진규 선수의 고향인 경북 영덕군 영덕읍에서는 김 선수의 아버지 김정길(56) 씨와 어머니 정금자(53) 씨가 마음을 졸여 가며 이웃 100여 명과 함께 경기를 지켜봤다.

백지훈 선수의 모교인 경북 안동고에서는 기숙사에서 생활하는 학생 200여 명이 강당에 모여 한국팀의 선전을 응원했다.

캠퍼스에서도 응원의 함성=방학에 들어간 대학 캠퍼스에서도 한국팀의 선전을 바라는 응원 열기는 뜨거웠다.

서울대생과 서울 관악구 주민 등 1만여 명은 서울대 대학본부 앞 잔디광장에 모여 총학생회와 한 케이블TV 게임 채널이 주최한 스타리그 결승전을 관람한 뒤 이곳에 설치된 대형 전광판을 통해 경기를 지켜보며 태극전사들의 선전을 기원했다.

서울 서대문구 신촌 연세대 대강당에서도 2500여 명의 학생이 밤새 응원했고 서강대생 1000여 명도 체육관에 설치된 대형 스크린을 통해 경기를 보며 열띤 응원전을 펼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