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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8 서울올림픽 생생 다시 가슴이 뛴다

Posted April. 05, 2006 02: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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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만 관중 응원 덕에 5m90 뛰어넘어

트랙과 필드, 관중석 모두 너무 훌륭히 보존돼 있어 놀랐어요. 18년 전 수만 관중의 함성 속에 마지막 도약을 하던 때가 아직도 생생합니다. 평생 잊지 못할 추억이죠. 첫 올림픽 출전이라 긴장한 데다 근육경련 때문에 너무 힘들었어요. 5m 90cm에서 두 번 실패하고 마지막 시도였어요. 잠실종합운동장을 가득 채운 관중은 열광적인 응원을 보냈죠. 저는 크게 한번 심호흡을 한 뒤 달려 나갔죠. 그리고 해냈습니다.

나는 인간새 세르게이 붑카(42우크라이나사진)가 1988년 서울 올림픽 이후 18년 만에 한국을 다시 찾았다.

우크라이나 IOC위원장으로 제2의 삶

국제올림픽위원회(IOC) 집행위원이자 우크라이나 올림픽위원회 위원장 자격으로 국가올림픽위원회총연합회(ANOC) 서울 총회에 참석하기 위해 3월 31일 입국한 그는 서울에 다시 오니 가슴이 마구 뛴다고 말문을 열었다.

도시는 아름답고 사람들은 친절하지요. 제 특별한 기억이 떠올라 더욱 그렇게 느껴집니다.

20세기 최고의 육상 선수로 꼽히는 붑카. 구소련 대표로 참가한 그는 서울에서 금메달을 따면서 세계적 스타로 발돋움했다.

하지만 올림픽 금메달은 서울이 마지막이었다. 여섯 번이나 세계선수권을 제패하며 세계신기록을 무려 35번이나 갈아 치웠지만 이후 올림픽과는 인연이 없었다. 1984년 로스앤젤레스 올림픽은 소련의 보이콧으로 불참했고 1992년 바르셀로나, 1996년 애틀랜타, 2000년 시드니 올림픽에서는 부상으로 예선에서 탈락하거나 기권했다. 그에게 서울이 더욱 특별한 이유다.

잠실운동장에 서니 다시 선수된 듯

붑카는 평소 절친한 윤강로 평창올림픽유치위원회 사무총장을 졸라 4일 잠실종합운동장을 찾았다. 붑카는 18년 전 자신이 뛰었던 필드가 눈앞에 펼쳐지자 마치 현역으로 돌아간 듯 도움닫기를 하더니 모래밭으로 가서 날렵한 착지 포즈를 취하며 마냥 즐거워했다. 운동장을 나온 붑카는 승용차가 올림픽선수촌 아파트 앞을 지나자 선수촌 시절이 떠오른다며 아파트에 들려 이곳저곳을 둘러봤다.



정재윤 jaeyuna@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