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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장전 3번째홀 2억원짜리 버디

Posted August. 11, 2003 21: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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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할 수 없이 통쾌한 승리였다.

한희원(25휠라코리아)이 대회 개막 직전 한국선수 아버지들의 바지바람을 들먹이며 경기 중 한국어로 아버지와 대화하는 것을 금지한 미국LPGA측에 후련한 한방을 날렸다.

11일 미국 오하이오주 더블린 타탄필즈GC(파72)에서 열린 웬디스챔피언십(총상금 110만 달러) 최종 3라운드.

한희원은 연장 세 번째 홀까지 가는 혈투 끝에 웬디 워드(30미국)를 따돌리고 시즌 2승째를 올렸다. 그는 또 우승상금 16만5000달러를 보태 시즌 상금 81만8230달러를 마크, 빅스타의 기준인 시즌 100만 달러 돌파도 바라보게 됐다.

3주전 빅애플클래식 우승으로 자신감을 얻은 때문일까. 이제 한희원은 뒷심 부족이 최대 약점이었던 지난해까지의 그가 아니었다. 이날 9언더파 63타를 몰아친 워드에게 공동선두(17언더파 199타)를 허용해 피 말리는 연장전에 돌입했어도 전혀 흔들리지 않았다.

특히 17번홀(파3)에서 벌어진 연장 세 번째 홀에서 승부를 가른 9m짜리 버디퍼팅은 기술보다는 정신력의 승리였다.

3주 전 첫 승을 거두기 전까지 66개 대회 동안 단 1승도 거두지 못했던 한희원을 이토록 바꿔놓은 원동력은 무엇일까. 전문가들은 지난 동계훈련의 강도 높은 웨이트트레이닝을 꼽는다. 지난해 막판 체력이 달려 다잡았던 우승트로피를 세 번이나 놓친 그는 올 초 2개월여 동안 지옥훈련을 통해 근력과 지구력을 키웠다.

이 훈련을 통해 한희원은 미국LPGA투어 최정상급 아이언샷의 주인공으로 거듭났다. 지난해 66.1%에 그쳤던 그린적중률은 올 시즌 박세리(71.2%)보다 높은 72.5%로 당당히 5위. 이번 대회의 그린적중률은 83.3%나 됐다.

집중력 향상으로 퍼팅도 놀라보게 좋아졌다. 지난해 87라운드를 돈 한희원의 총버디수는 272개. 올해는 65라운드 동안 벌써 246개를 잡아내 박지은(256개)에 이어 버디랭킹 2위를 달리고 있다.

이러니 최강 아니카 소렌스탐(스웨덴)이 이번 대회에 출전했어도 한희원에게 무릎 꿇었으리라는 평가가 나올 만도 했다.



안영식 ysahn@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