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뇌물공무원 뭐든지 꿀꺽

Posted May. 23, 2003 22: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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흡혈귀 같은 상납요구=23일 경찰청 특수수사과에 적발된 전북 익산시청 및 S감리단 직원들의 뇌물수수 행태는 상상을 뛰어넘는다. 이른바 촌지를 수시로 챙기는 것은 물론 출장 휴가비조로 뒷돈을 챙겼고, 심지어 승용차 세차비까지 건설업자에게 떠맡겼다. 대상은 익산시가 발주한 하수종말처리장 건설을 수주한 S건설공사.

23일 경찰에 따르면 하수종말처리장 발주 시점인 2001년 1월부터 익산시청 및 감리단 직원 9명이 건설업체로부터 상납받은 금품은 70여회에 걸쳐 액수로 1억2000여만원어치. 시청직원들은 뒷일을 대비해 수표 대신 모두 현금으로만 상납을 받았다.

준 공무원 신분인 감리단 직원들의 행태는 더욱 가관이었다. 이들은 금품과 향응은 물론 사무실 내의 자명종시계(3만원), 신발장 구입비(8만원), 단장 본사 출장비(100만원), 휴가비(110만원)까지 모두 건설업체에 떠맡겼다. 또 감리단장 차량의 세차비(2만5000원)까지도 건설업자에게 내도록 했으며 단장이 시청에 들고 갈 선물용 포도(20만원)까지도 업체 사장 주머니에서 빼갔다.

그러나 시청과 감리단 직원들의 접대요구를 견디지 못한 건설업체 사장 기모씨(44)는 공사를 포기했고 지난해 12월부터는 거꾸로 그동안 접대한 돈을 내놓으라며 관계자들을 협박하다 소문이 나 경찰에 붙잡혔다. 경찰조사 결과 기씨는 자신이 접대비로 쓴 1억2000여만원보다 3배가량 많은 3억5000여만원을 관계자들에 요구한 것으로 나타났다.

뇌물 공생관계=공기업의 뇌물수수 행태도 마찬가지. 서울 용산경찰서는 23일 인쇄업체인 S기획으로부터 지난 1년여간 모두 1억2000만원 상당의 금품을 받은 한국전력 과장 이모씨(42) 등 간부 4명에 대해 구속영장을 신청하고 부장 이모씨(47) 등 7명을 같은 혐의로 불구속 입건했다.

이 과장 등은 지난해 3월부터 홍보물, 보고서 양식 등 각종 인쇄물 납품 대가로 S기획으로부터 3700여만원을 받는 등 80여회에 걸쳐 모두 1억2000만원 상당의 금품을 받은 혐의를 받고 있다. 경찰 조사 결과 이들은 금품과 향응은 물론 한전 간부들의 주민세, 차량 수리비, 휴대전화 구입비까지 대신 내도록 해 온 것으로 드러났다.

한전 간부들은 S기획에 대해 정상 납품가보다 2025% 정도씩 높게 가격을 책정한 뒤 이를 다시 돌려받는 수법을 써온 것으로 드러났다.



이진구 전지원 sys1201@donga.com podragon@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