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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 명문 브라운대 기말고사중 총격사건…2명 사망-9명 부상

입력 | 2025-12-14 19:30:00


13일(현지 시간) 미 로드아일랜드주 프로비던스의 브라운대에서 총격이 발생한 후 무장 경찰관들이 인근 도로를 지나고 있다. 현지 경찰은 이 총격으로 최소 2명이 숨지고 8명이 부상했으며 총격 용의자는 추적 중이라고 밝혔다. 2025.12.14.[프로비던스=AP/뉴시스]

13일 미국 로드아일랜드주 프로비던스 일대가 공포 영화에서나 볼 법한 악몽의 현장으로 변했다. 평소 이곳은 고풍스러운 빅토리아 시대 저택들과 오랜 역사를 자랑하는 명문 학교들이 들어선 부유하고 치안이 안전한 지역으로 꼽힌다. 하지만 이날은 밤 12시가 넘도록 사이렌 소리와 번쩍이는 비상등, 수십 대의 구급차가 줄지어 대기하는 긴박한 풍경이 이어졌다. 이 지역에 자리한 아이비리그(미 동부의 8개 명문 사립대) 소속 브라운대에서 이날 오후 총격 사건이 벌어져 2명이 사망하고, 9명이 다쳤기 때문이다.

브라운대 총격 사건은 이날 오후 4시경 발생했다. 경찰과 브라운대에 따르면 사건 직후 “학교 건물에 총격범이 있다”는 신고가 접수됐다. 총격이 발생한 건물은 7층 규모로 공과대와 물리학과가 입주해 있으며, 100개 이상의 실험실과 수십 개의 강의실이 있다. 현지 매체들은 “총격 사건 발생 당시 기말고사가 진행 중이었다”며 “시험 기간이었기에 문이 열려 있었고, 누구든 제한 없이 드나들 수 있었다”고 전했다.

총격범이 있다는 신고를 받은 대학 당국은 학생들에게 ‘문을 잠그고, 휴대전화를 무음으로 설정한 뒤 몸을 숨기라’는 긴급 문자를 발송했다. 이에 브라운대 학생들은 기숙사에 숨거나 지하 등으로 대피했다고 AP통신은 전했다. 브라운대 재학생은 학부생 7300명, 대학원생 3000여 명 등 총 1만 명이 넘는다.

브라운대 총격 사건의 용의자 영상. 출처=페이스북 Providence Police Department

경찰당국은 한 명의 용의자를 검거했다고 다음 날인 14일 새벽 언론에 밝혔다. 경찰 고위 관계자는 용의자의 구체적인 신상을 밝히지 않은 채, 그가 브라운대 재학생은 아니라고 확인했다. 다만, 뉴욕타임스(NYT)는 용의지가 30대 남성인 것으로 파악됐다고 전했다. 앞서 13일 오후 한때 용의자가 검거됐다는 소식이 전해졌지만 곧 사실이 아닌 것으로 밝혀졌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도 트루스소셜에 ‘브라운대 총격 사건을 보고받았다. FBI가 현장에 출동했고 용의자는 체포됐다’고 적었다가 30분 만에 이를 번복했다.

이날 폐쇄회로(CC)TV 확인 결과 용의자로 추정되는 검정 상하의를 입은 남성이 건물에서 나와 프로비던스 시내 방향으로 가는 모습이 확인됐다. 하지만 뒷모습만 찍혀 경찰은 이날 밤 12시가 넘도록 신원을 파악하는 데 실패했다. NYT는 “브라운대 캠퍼스에 400명이 넘는 경찰이 배치돼 마치 요새처럼 변했다”며 “방탄복과 총으로 중무장한 일부 경찰은 주차된 차량 안을 손전등으로 하나씩 비추며 총격범을 수색했다”고 긴급했던 당시 상황을 전했다. 또 많은 쇼핑몰과 레스토랑들이 일찍 문을 닫는 등 이날 도시 전체가 마비에 빠졌다. AP는 “로드아일랜드는 미국에서 가장 엄격한 총기 규제법을 시행하는 주 중 하나”라며 “지난 봄 민주당 주도로 주의회가 공격용 무기 금지법을 통과시켰는데도 이런 사건이 났다”고 했다.



뉴욕=임우선 특파원 imsun@donga.com
김보라 기자 purple@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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