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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 “우린 공산주의와 싸웠다” 美건국 250주년에 반공 부각

입력 | 2026-07-06 04:30:00

[美 건국 250주년]
6·25 등 참전용사에 경의 표해… “장진호 전투 정말 치열했다” 평가
당파적 발언 자제 전임들과 달리 11월 중간선거앞 애국주의 자극
폭풍우에 행사 1시간반 지연도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3일(현지 시간) 사우스다코타주 러시모어산에서 열린 건국 250주년 전야 행사에서 “미국은 역사상 가장 탁월한 국가”라고 강조했다. 그는 다음 날 워싱턴에서 열린 건국 250주년 행사에선 민주당 등 반대 진영을 공산주의로 규정하며 비판했다. 11월 중간선거를 앞두고 트럼프 대통령이 핵심 지지층인 보수 유권자의 결집을 의도했다는 평가가 나온다. 페닝턴=AP 뉴시스

“우리의 전사들은 세계 곳곳의 전장에서 공산주의와 싸웠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4일(현지 시간) 수도 워싱턴 내셔널몰에서 열린 건국 250주년 행사 ‘미국에 대한 경례(Salute to America)’ 연설에서 ‘공산주의’를 7차례 언급했다. 약 35분간 이어진 이날 연설에서 그는 ‘공산주의 척결’을 강조하며 야당 민주당 등 반(反)트럼프 진영을 향한 노골적인 이념 공세를 펼쳤다.

트럼프 대통령은 3일 조지 워싱턴(초대), 토머스 제퍼슨(3대), 에이브러햄 링컨(16대), 시어도어 루스벨트(26대) 등 4명의 전직 미국 대통령의 거대한 두상이 새겨진 사우스다코타주 러시모어산에서 열린 전야 행사에서도 “위대한 기념일을 앞두고 미국의 정체성이 공격받고 있는 것을 보고 있다”며 “이런 일이 일어나도록 내버려두지 않을 것”이라고 했다.

트럼프 대통령의 이런 발언은 역대 미국 대통령들이 독립기념일 연설에서 정치적·당파적 발언을 자제하며 ‘모든 미국인의 대통령’이란 이미지를 강조한 것과 대조적이다. 워싱턴포스트(WP)는 “건국 250주년 같은 역사적 이정표는 대통령이 미국이라는 더 큰 역사 속 일부가 되는 자리”라며 “하지만 트럼프 대통령은 건국 250주년의 중심에 자신을 세웠다”고 지적했다. 11월 중간선거를 앞두고 미국 사회의 통합보단 보수 유권자의 애국주의 정서를 자극하기 위해 반공 이념을 부각시켰단 평가도 나온다.

● 美 국력과 참전용사 강조하며 ‘반공 서사’ 부각

트럼프 대통령은 워싱턴 내셔널몰 연설에서 “미국의 힘과 국력은 결코 부끄러워해야 할 대상이 아니라 우리가 매우 자랑스럽게 여겨야 할 것”이라며 “미국은 지구상에서 평화와 정의를 위해 가장 큰 역할을 해온 나라였다”고 했다. 또 “지난 세기 우리는 폭군들을 무너뜨렸고, 악을 파괴했으며, 자유를 거듭 지켜냈다”고 덧붙였다.

특히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연설 중 20세기 미국이 참전했던 제2차 세계대전, 6·25전쟁, 베트남전쟁의 참전용사들을 소개하며 “우리의 전사들은 전 세계 전장에서 공산주의와 싸웠다. 감사를 표한다”고 추켜세웠다.

그는 6·25전쟁 중 미군과 중공군이 정면충돌한 ‘장진호 전투’에 참여했던 패트릭 핀 해병대 병장과 루디 미킨스 일병, 제2차 세계대전 당시 일본군의 미국 진주만 공격을 목격한 104세의 퇴역 육군 대위 켄 슈브링, 베트남전쟁의 참전 용사이자 명예 훈장 수상자인 패리스 데이비스 전 육군 대령 등에게 경의를 표했다.

또 장진호 전투를 언급하며 “정말 치열했던 전투”라고 평가했다. 1950년 11월 당시 미군 등 유엔군이 함경남도 개마고원의 장진호 북쪽으로 진출하다가 중공군의 포위망을 뚫고 흥남까지 철수한 작전이다.

트럼프 대통령이 이날 참전용사들을 잇달아 호명한 건 단순한 예우를 넘어 미국의 자유와 번영이 공산주의에 맞서 싸운 세대의 희생 위에 세워졌다는 역사관을 부각하려는 의도로 풀이된다. 뉴욕타임스(NYT)는 “트럼프 대통령은 자신의 정치적 경쟁자들을 미국에 속하지 않는 ‘공산주의자들’로 묘사했다”고 분석했다.

● 폭염 속에서 진행된 독립기념일 행사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3일(현지 시간) 사우스다코타주 러시모어산에서 열린 건국 250주년 전야 행사에서 “미국은 역사상 가장 탁월한 국가”라고 강조했다. 그는 다음 날 워싱턴에서 열린 건국 250주년 행사에선 민주당 등 반대 진영을 공산주의로 규정하며 비판했다. 미 버지니아주 알링턴에 있는 해병대 기념비 뒤편에 모인 사람들이 건국 250주년 불꽃놀이를 지켜보고 있다. 알링턴=게티이미지

이날 워싱턴에선 미 공군 편대비행과 에어쇼 등 각종 기념행사가 이어졌고, 내셔널몰에는 수천 명의 시민이 오전부터 몰려 긴 입장 대기 줄을 만들었다. 다만 워싱턴 역사상 가장 더운 독립기념일로 기록된 이날, 섭씨 38도를 웃도는 폭염 속에서 탈진과 탈수 증세를 호소하는 시민들이 잇따랐다. 저녁에는 갑작스러운 폭풍우 예보로 내셔널몰 전역에 대피령이 내려지기도 했다.

하지만 트럼프 대통령은 트루스소셜에 “폭풍은 어떤 상황에선 행운을 가져온다”며 행사 강행 의지를 밝혔다. 결국 예정 시간보다 1시간 반 정도 늦은 미 동부 시간 4일 오후 11시 15분(한국 시간 5일 낮 12시 15분)경 연설을 시작했다. 그의 연설 직후에는 85만 발 이상의 불꽃을 동원한 사상 최대 규모의 불꽃놀이가 펼쳐졌다.




워싱턴=신진우 특파원 niceshin@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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