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술취한 어르신? 체온 42도로 의식잃은 90대, 경찰이 구했다

입력 | 2026-05-15 15:03:00

간호학 공부 경찰, 폭염속 응급조치…온열질환자 살려




의식을 잃고 쓰러져 있던 90대 김모 씨가 경기 광주경찰서 남강민 경위의 응급 조치를 받고 119구급대원의 도움을 받아 이송되고 있다. 경기 광주경찰서 제공


“처음엔 단순 주취 신고인 줄 알았습니다. 상태를 보니 취객이 아니라는 생각이 들었어요.”

경기 광주경찰서 퇴촌파출소 소속 남강민 경위(45)는 폭염 속 길가에 쓰러진 90대 노인을 구조한 당시 상황을 이렇게 떠올렸다.

남 경위와 한종범 경사(28)는 14일 오후 2시 20분경 “술에 취한 어르신이 길가에 쓰러져 있다”는 신고를 받고 퇴촌면의 한 빌라단지 앞으로 출동했다. 현장에 도착한 남 경위는 곧바로 쓰러져 있던 김모 씨(90대)의 상태를 살폈다. 하지만 일반적인 주취자와 달리 술 냄새가 나지 않았고 의식도 흐릿한 상태였다. 당시 퇴촌면 기온은 30도 안팎까지 오른 상황이었다.

남 경위는 열사병 등 온열질환 가능성을 의심했다. 그는 대학에서 간호학을 1년가량 전공한 뒤 군 복무를 마치고 2010년 경찰에 입직했다. 당시 김 씨의 체온은 42도까지 올랐다. 남 경위는 즉시 119구급대에 공동 대응을 요청한 뒤 맥박과 호흡 상태를 확인하며 응급조치에 나섰다.

(왼쪽부터) 남강민 경위, 한종범 경사


순찰차에 있던 우산을 펼쳐 김 씨 주변에 그늘을 만들고, 음주단속용 생수를 이용해 얼굴과 목덜미의 열을 식혔다. 의식이 떨어지지 않도록 계속 말을 걸며 상태를 살폈다. 경찰의 초기 대응 이후 김 씨의 체온은 40도까지 내려갔고, 현장에 도착한 119구급대에 의해 인근 병원으로 긴급 이송됐다. 병원 측은 경찰의 응급조치가 조금만 늦었어도 위험한 상황으로 이어질 수 있었다는 취지로 설명한 것으로 전해졌다.

남 경위와 한 경사는 구조 이후 김 씨가 머물던 요양시설을 찾아 가족 연락처를 확보했고, 서울에 거주하는 딸에게 상황을 직접 알렸다. 이후 김 씨의 딸은 경찰에 전화해 “아버지가 많이 회복하셨다”며 감사의 뜻을 전한 것으로 알려졌다. 남 경위는 “간호학을 공부했던 경험이 있어 동료와 함께 침착하게 응급조치할 수 있었다”며 “누구라도 현장에 있었다면 같은 선택을 했을 것”이라고 말했다.


광주=조영달 기자 dalsarang@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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