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민국의학한림원과 한국의학바이오기자협회는 14일 서울 중구 한국프레스센터에서 ‘삶의 마지막 단계, 자기결정과 최선의 의료’를 주제로 미디어 포럼을 열었다. 한국의학바이오기자협회 제공
생애 말기 환자의 연명의료 결정 과정에서 인공호흡기 착용 중단과 영양 공급을 위한 콧줄 삽입 등을 두고 환자와 가족, 의료진 사이에 갈등이 빈번하게 발생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전문가들은 환자의 ‘존엄하게 죽을 권리’를 보장하기 위한 제도적 지원이 시급하다고 강조했다.
한국의학바이오기자협회와 대한민국의학한림원은 14일 ‘삶의 마지막 단계, 자기결정과 최선의 의료’를 주제로 제5차 미디어포럼을 개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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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행 연명의료 결정법상 연명의료 중단은 원칙적으로 ‘임종과정 환자’를 대상으로 한다. 의료 현장에서는 임종과정 이전 ‘말기’ 환자에 대한 연명의료 시행을 의무로 해석하는 경우가 많다. 이 때문에 환자나 보호자가 연명의료 중단을 원해도 인공호흡기와 심폐소생술 등 연명의료를 이어가는 경우가 많다.
문재영 충남대 의대 내과학교실 교수는 “현행법이 환자의 건강 상태를 말기와 임종기로 이분법적으로 나누고 있지만, 실제 임상에서 질병 경과는 악화와 회복을 반복하기 때문에 그 경계를 명확히 구분하기 어렵다”고 지적했다. 이어 “말기와 임종기의 법적 구분을 재검토하고 (연명의료) 제도의 출발점을 임종 직전이 아닌 환자가 치료 목표를 충분히 논의할 수 있는 더 이른 시점으로 앞당겨야 한다”고 강조했다.
콧줄과 위루관(뱃줄) 등 침습적 방식의 영양 공급은 중단할 수 있는 연명의료로 분류되지 않아 의료진과 환자 간에 갈등이 생긴다는 지적도 나온다.
김 교수는 “말기 환자에 대한 연명의료 시행은 의무로 두되 개별적 중단 사유를 인정해야 한다”며 “콧줄·위루관·총정맥영양(TPN) 등은 중단할 수 있는 ‘특수 연명의료’로 분류해야 한다”고 제언했다. 실제로 미국과 네덜란드 등에서는 스스로 곡기를 끊는 ‘단식 존엄사’를 하기 위한 표준 가이드라인도 마련돼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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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애 말기 전에 구체적인 사전돌봄계획(ACP) 작성이 필요하다는 지적도 나왔다. 김대균 가톨릭대 인천성모병원 권역호스피스센터장은 “대부분의 의료기관에서는 임종 직전 연명치료 여부 관련 문서를 남겨야 한다고 설명하며 사전연명의료의향서를 5~10분 만에 작성한다”며 “사전연명의료의향서를 환자와 의사가 같이 앞으로 남은 기간 어떤 돌봄을 받기를 원하는지 이해하는 ‘사전돌봄계획’의 과정으로 전환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방성은 기자 bbang@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