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걸그룹 AKB48 출신 사시하라 리노는 자신의 유튜브 채널에서 참기름을 소개하며 극찬하는 영상을 올렸다. 사진=사시하라 리노 유튜브 갈무리
서울 시내 전통시장과 방앗간에는 일본인 관광객들의 발길이 이어지고 있다. 투명한 유리병에 담긴 황금빛 참기름과 들기름을 구매하기 위해 일부러 시장을 찾는 사례도 늘고 있다. 단순히 식재료를 사는 수준을 넘어, 기름을 짜는 과정을 직접 보고 향을 맡는 체험 자체를 여행 콘텐츠로 소비하는 분위기다.
● 日 아이돌의 ‘불닭 참기름’ 한 방울… SNS에선 ‘기름 열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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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00만 가까운 팔로워를 보유한 일본의 모델 겸 사업가 코지마 하루나 역시 한국 여행 브이로그에서 서울의 한 방앗간을 방문해 기름 짜는 과정을 소개했다.
인스타그램에서 들기름(エゴマ油)을 검색한 결과. 사진=인스타그램 갈무리
● ‘현지 체험’으로 변한 한국 여행 트렌드
일본 관광객들이 한국 참기름과 들기름을 찾는 가장 큰 이유는 신선함과 강한 향이다. 주문 즉시 병에 담아주는 방식과 갓 짜낸 고소한 향이 일본 현지 제품과는 다른 경험으로 받아들여진다는 것이다.
최근 한국을 방문한 일본인 관광객 유코 씨와 아케미 씨는 채널A 인터뷰에서 “향이 전혀 다르다”, “빨리 일본에 돌아가 나물 요리를 해 먹고 싶다”고 말했다. SNS에서도 “원하는 양만큼 바로 담아줘 신선하다”, “비행기에 가져갈 수 있게 포장을 꼼꼼히 해준다”는 추천 글이 이어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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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소매 매출 98%가 일본인”… 가게도 발 빠른 글로벌 변신
일본인 관광객은 현지 리뷰 사이트에 참기름 방앗간 기름이 “맛있다”는 글을 남겼다. 사진=타베로그 갈무리
서울의 한 방앗간 사장은 “소매 매출의 98%는 일본 분들이 올려주고 있다”며 “일본어가 가능한 직원을 고용해 응대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 같은 시장 방앗간을 찾은 관광객들은 “일본어가 안 통해도 아무런 불편이 없다. 친절한 아주머니와 번역 앱으로 대화할 수 있다”, “점원이 ‘감사합니다’ 같은 간단한 일본어로 인사해준다” “참깨와 요구르트 서비스를 받았다” 등의 반응을 보였다.
일각에서는 과거 한국 관광객들이 일본 스시를 극찬하며 “차원이 다르다”고 말하던 현상이 이제는 일본인들의 한국 참기름 소비로 이어지고 있다는 반응도 나온다. K푸드 열풍이 라면과 과자를 넘어 전통 식재료와 시장 문화 체험으로까지 확장되고 있다는 해석이다.
황지혜 기자 hwangjh@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