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백질 약품 70%, CHO 의존 1g당 생산 비용 약 100달러 계란 활용 땐 10구로도 충분 “제약 생산 플랫폼 분화될 것” 담뱃잎-이끼-곰팡이 등 연구
면역항암제 등 단백질의약품 생산의 70% 이상이 중국 햄스터의 난소 세포에 의존하는 가운데 일부 과학자들이 저비용 대체재 후보로 계란을 연구해 눈길을 끌고 있다. 사진 출처 위키미디어
● 70년 넘는 ‘중국 햄스터 아성’
7일 과학계에 따르면 현재 CHO 세포 플랫폼은 전체 단백질 의약품의 70% 이상을 생산하며 절대적인 입지를 지키고 있다. CHO 세포의 역사는 연구용으로 사육되던 중국 햄스터가 미국으로 건너가며 시작됐다. 당시 생명공학자들은 염색체 수가 적은 세포주를 선호했고 중국 햄스터가 이에 부합했다. 주요 연구 대상이었던 대장균(학명 E. Coli)은 인간 체내의 복잡한 단백질이나 단백질 기반 의약품을 만드는 데 한계를 보였다. 박테리아인 대장균은 인간 세포와 달리 당 분자가 단백질에 결합하는 생화학적 과정인 당화를 수행하지 못해, 설계한 단백질이 서로 뭉치거나 세포독성을 일으키는 문제가 발생했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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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기에 1950년대 미국 생물학자 시어도어 퍽은 ‘불멸화’된 CHO 세포를 배양하는 데 성공하고 전 세계 과학자들에게 무료로 배포했다. 불멸화 세포주는 돌연변이로 정상적인 세포 노화를 피하고 계속 분열하도록 조작된 세포들을 말한다. 시험관 내에서 장기간 배양될 수 있다. 이후 CHO 세포는 생명공학 발전을 이끈 대표 생물인 대장균에 빗대어 ‘포유류의 대장균’이라고 불릴 정도로 보편적인 연구 모델로 자리 잡았다.
● 저비용·대량생산 ‘계란’에 주목
사진 출처 게티이미지뱅크
이에 CHO 세포를 다른 세포주로 전환하려는 시도가 꾸준히 있었지만 이미 전 세계 단백질 의약품 생산 공정과 규제 승인 절차가 CHO 플랫폼에 맞춰져 있어 진입 장벽이 높았다. 한 교수는 “결국 의약품 생산 계획의 유연성이 떨어지고 산업 구조가 경직되는 결과가 초래됐다”고 말했다.
한 교수팀을 포함한 일부 과학자들은 현실적인 대안으로 계란 기반의 바이오리액터 시스템에 주목하고 있다. 계란을 만드는 원시생식세포(PGC) 유전자를 재조합해 계란에서 단백질 의약품을 생산하도록 유도하는 원리다. 닭은 해마다 300개 이상의 알을 낳고 계란 하나당 약 100mg의 유전자 재조합 단백질을 생산할 수 있다. 계란 10개만으로 1g의 목표 단백질을 확보할 수 있다는 뜻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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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교수가 2022년 교내 벤처로 설립한 스타트업 아비노젠은 원시생식세포 유전자 교정 기술 기반으로 단백질 생산과 기능성 조류 신품종 개발을 추진하고 있다.
올해 3월 계란 기반 단백질 의약품 생산 플랫폼 상용화에 주력하는 미국 생명공학 스타트업 ‘네이온 바이오’도 글로벌 주요 제약사와 첫 공동개발 및 공급 계약을 체결했다고 발표했다.
계란 외에도 온실에서 담뱃잎·벼·이끼 등을 활용한 식물 기반 대량생산법, 효모·곰팡이류 등 당화가 가능한 미생물을 개량하는 접근법도 있다. 배양을 생략하고 목적 단백질을 직접 합성하는 무세포 방식도 혁신적인 시도로 꼽힌다.
한 교수는 “미래 바이오 의약품 시장은 기존의 CHO 세포 기반 시스템이 핵심적인 역할을 유지하는 가운데 신규 플랫폼들이 각자의 강점에 따라 시장을 나눠 맡는 분업 구조로 재편될 것”이라고 밝혔다. 이어 “미생물과 식물 플랫폼은 가격 경쟁력을 바탕으로 대중적인 보급형 의약품을 생산하고 계란 생물반응기 플랫폼 같은 신규 플랫폼은 독보적인 안전성과 저비용 대량 생산 능력 등을 바탕으로 고기능성 항체 의약품 시장을 주도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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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이오리액터
생물체, 세포, 효소 등을 활용하여 새로운 물질을 생산하거나 생화학적 반응을 일으키는 생물반응기. 온도, 산소, 압력 등 환경을 제어하고 영양을 공급한다.
생물체, 세포, 효소 등을 활용하여 새로운 물질을 생산하거나 생화학적 반응을 일으키는 생물반응기. 온도, 산소, 압력 등 환경을 제어하고 영양을 공급한다.
이병구 동아사이언스 기자 2bottle9@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