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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소유예 취소’ 헌재→법원 이관 찬반…헌재 “사법시스템 정상화” 대법 “혼란 초래”

입력 | 2026-05-07 16:34:00


서울 종로구 헌법재판소의 모습. 2026.3.25 뉴스1

검사의 기소유예 처분에 대한 취소 기능을 헌법재판소에서 법원으로 옮기는 법안을 놓고 헌재와 대법원이 맞서고 있다. 헌재는 “사법 시스템의 정상화”라고 찬성 의견을 냈지만, 대법원은 “혼란을 초래할 것”이라고 반대했다.

기소유예 처분은 범죄 혐의는 인정되지만 여러 사정을 참작해 피의자를 재판에 넘기지 않는 것이다. 이에 대해 고소·고발인은 상급 검찰청에 항고하거나 법원에 재정 신청할 수 있다. 사실상 불기소 처분으로 이익을 보는 피의자의 불복 절차는 없다. 다만 기소유예 처분을 받은 피의자가 혐의 자체를 벗을 수 있는 불복 절차가 마련돼야 한다는 지적이 나왔고, 헌재는 1989년부터 기소유예 처분에 대한 피의자의 불복 절차를 헌법소원심판 대상에 포함해 심리해왔다.

그러나 2월 더불어민주당 김용민 의원은 “국민의 재판청구권을 과도하게 제약하고 헌재의 업무 적체를 유발한다”며 기소유예 처분도 다른 행정처분처럼 법원에 행정소송을 제기할 수 있게 하는 검찰청법 개정안을 대표 발의했다. 기소유예 취소를 헌재가 아닌 법원이 맡아야 한다는 것.

이 법안에 대해 법원행정처는 “기소유예를 포함한 검사의 불기소 처분은 일반적인 행정처분과는 다르다”며 반대 의견을 제출했다. 검사가 기소한 사건은 형사 재판에서 다뤄지는데, 불기소 사건에 대해 행정소송에서 범죄 혐의 유무를 판단하게 되면 형사 및 행정소송 체계의 경계가 무너지는 등 혼란이 초래될 수 있다는 것이다. 행정처는 “피의자에 대한 과잉보호를 초래할 수 있고, 단심으로 종결되는 헌법소원심판과 달리 3심으로 이어지는 소송으로 사법자원이 낭비될 것”이라고도 설명했다.

반면 헌재는 “피의자에 불이익한 처분에 해당할 있음에도 통상의 처분과 달리 법원 재판을 통한 권리 구제가 보장되지 않아 국민 재판청구권 보장 측면에서 미흡한 면이 있었다”며 찬성 의견을 냈다. 공소가 제기될 경우 피의자가 재판에서 무죄 판결을 받으면 범죄 혐의를 벗을 수 있어 기소유예 처분이 오히려 불리하게 작용할 수 있다는 것. 헌재는 “전원재판부 선고 사건 중 기소유예 처분 사건의 비율은 약 33%에 달해 헌재 심판 업무 적체를 유발한다”며 관련 심리를 대법원으로 넘기는 방안에 찬성하는 의견을 밝혔다.



여근호 기자 yeoroot@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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