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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23년 창간 ‘어린이’ 등 근대잡지 80종 선보여

입력 | 2026-04-28 04:30:00

중앙도서관, ‘잡지 만들기’ 체험도




소파 방정환(1899∼1931)이 1923년 창간한 아동 잡지 ‘어린이’ 100호 기념호 표지를 보면, 한 어린이가 오른팔을 치켜들어 알통을 자랑하듯 보이고, 왼손으로 이를 가리키고 있다. 어린이의 씩씩하고 당당한 모습을 상징적으로 드러낸다.

잡지 ‘어린이’는 이전까지 미숙한 존재라 훈육의 대상으로만 여겨지던 어린이를 독립된 인격체로 규정하고 민족의 미래를 책임질 주체로 보는 가치를 전파했다는 평가를 받는다. 일제강점기 학교에서 일본어로 교육받던 아동들은 ‘어린이’를 통해 우리말을 익혔으며, 일기와 편지를 투고하며 문학 활동의 주체로 성장하기도 했다.

‘어린이’를 비롯한 근대잡지 80종이 28일부터 서울 서초구 국립중앙도서관에서 특별전 ‘모던 매거진, 조선의 힙스터 아카이브’(사진)를 통해 관객들과 만난다. 1896년 독립협회가 창간한 국내 최초 잡지 ‘대조선독립협회회보’ 창간 130주년을 맞아 한국잡지협회와 함께 마련한 전시다.

이번 전시는 잡지를 단순한 기록물이 아닌, 당대 ‘힙스터’들이 감각과 사상을 표출하던 문화 플랫폼으로 재해석했다. 김환기 화백이 동인으로 참여하고 표지화와 삽화를 직접 그린 초현실주의 문예지 ‘삼사문학’, 근대 지성사의 보고로 꼽히는 ‘개벽’ 창간호, 백석의 시 ‘나와 나타샤와 흰 당나귀’가 발표된 잡지 ‘여성’ 등도 선보인다.

특히 ‘별건곤’, ‘삼사문학’, ‘어린이’ 등 일부 잡지는 영인본으로 마련돼 관람객이 자유롭게 만지고 체험할 수 있다. 관람 뒤엔 ‘나만의 잡지 표지 만들기’ 프로그램에도 참여할 수 있다.

전시를 기획한 현혜원 고문헌과장은 “근현대 문화유산으로서 잡지가 지닌 역사적 의미를 조명하려 했다”며 “근현대 문화의 ‘힙스터’적인 감각을 반영해 밝은 분위기를 조성하고, 다양한 체험 프로그램도 마련했다”고 설명했다. 6월 21일까지.



김소민 기자 somin@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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