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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변 못 참거나 안 나오면… ‘신경인성 방광’ 의심해봐야

입력 | 2026-04-08 04:30:00


소변이 새거나 너무 자주 요의를 느낀다면 신경계 질환에 따른 ‘신경인성 방광’일 가능성이 있다. 게티이미지뱅크

우리 몸의 비뇨기계는 신장, 요관, 방광, 요도로 구성되며 이 가운데 방광은 소변을 저장하고 배출하는 역할을 한다. 정상적인 배뇨는 방광 근육이 수축하고 요도가 열리면서 이뤄진다. 건강한 성인의 경우 하루 약 1.5ℓ의 소변을 4∼6회 나눠 배출한다.

하지만 이러한 배뇨 기능이 뇌, 척수, 말초신경계 이상으로 제대로 작동하지 않는 상태를 ‘신경인성 방광’이라고 한다. 최근 고령화와 함께 파킨슨병, 뇌중풍(뇌졸중), 치매 등 신경계 질환이 증가하면서 환자도 빠르게 늘고 있다. 특히 70대 이상 고령층에서 발생 비중이 높다. 과거에는 노화로 여겨 방치하는 경우가 많았지만 현재는 조기 치료를 통해 신장 손상과 요로 감염을 예방해야 한다는 인식이 확산되고 있다. 국내 환자는 약 150만 명으로 추산될 정도로 흔한 질환이다.

신경인성 방광은 다양한 질환에서 비롯된다. 외상성 뇌손상이나 뇌졸중, 치매, 파킨슨병과 같은 뇌질환을 비롯해 척수손상, 다발성경화증, 급성횡단척수염 등 척수질환이 주요 원인이다. 또한 회음부 수술이나 자궁적출술, 골반신경 손상 가능성이 있는 수술, 대상포진 감염 등 말초신경 손상도 영향을 미친다. 이 밖에도 당뇨병성 방광병증, 추간판탈출증, 척추관협착증, 베체트병과 전신홍반루푸스 같은 질환도 원인으로 작용할 수 있다.

문제는 적절한 소변 저장과 배출이 이뤄지지 않을 경우 단순한 불편을 넘어 건강에 심각한 영향을 줄 수 있다는 점이다. 방광이 과도하게 팽창하면 혈류가 감소하고 신경 손상으로 이어져 방광 기능이 점차 악화된다. 소변이 신장으로 역류하면 신장염이 발생해 영구적인 손상으로 이어질 수 있다. 배뇨 후에도 소변이 남으면 세균 증식으로 방광염이 발생하고 방광결석이나 요실금으로 이어질 위험도 커진다.

치료는 크게 세 가지로 나뉜다. 표준 치료로는 ‘청결 간헐적 도뇨법’이 있다. 이는 일정 간격으로 요도를 통해 카테터를 삽입해 방광을 완전히 비우는 방법이다. 최근에는 일회용 카테터 사용이 늘면서 감염과 합병증 위험이 크게 낮아졌다. 일반적으로 하루 4∼6회 시행하며 1회 배뇨량은 400∼500㎖ 이하로 유지하는 것이 권장된다.

약물 치료도 병행된다. 방광 근육의 수축과 이완을 조절하는 약물을 통해 증상을 개선할 수 있으며 효과가 충분하지 않을 경우 보툴리눔 톡신 주사 치료를 고려하기도 한다. 이 치료는 주사 후 1∼2주 내 효과가 나타나며 약 6개월 정도 유지된다.

유치도뇨법은 소변 줄을 지속적으로 삽입하는 방법으로 다른 치료가 어려운 경우에 제한적으로 사용된다. 다만 장기간 사용 시 요로 감염이나 요도 손상 등 합병증 위험이 높아 신중한 접근이 필요하다.

배웅진 서울성모병원 비뇨의학과 교수는 “정확한 진단과 지속적인 관리가 중요하다”고 강조한다. 배 교수는 “증상을 방치하지 말고 비뇨의학과에서 배뇨 기능 검사를 통해 상태를 확인한 뒤 개인에게 맞는 치료를 선택해야 한다”고 말했다.

일상에서는 일정한 시간에 배뇨하는 ‘시간 배뇨’ 습관을 들이고 방광에 소변이 과도하게 차지 않도록 관리하는 것이 도움이 된다. 수분은 과도하게 제한하기보다 규칙적으로 섭취하고 카페인과 알코올 섭취는 줄이는 것이 바람직하다.

신경인성 방광은 조기에 관리하면 충분히 조절 가능한 질환이다. 적절한 치료와 생활 습관 개선을 병행하면 합병증을 줄이고 일상생활의 불편도 크게 완화할 수 있다.

최해진 기자 haehae@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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