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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과 내일/이세형]트럼프 남은 임기 3년이 더 긴장되는 이유

입력 | 2026-01-20 23:15:00

이세형 국제부장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20일(현지 시간) 재집권 1년을 맞았다. 지난 1년간 그의 말 한마디, 소셜미디어 게시글 하나에 글로벌 경제와 안보 체계는 롤러코스터를 탔다. 이 과정에서 트럼프 대통령은 이례적, 나아가 충격적인 결정을 꽤 많이 내렸다. ‘정말 그런 일을 하겠어?’란 의문이 제기된 조치들도 실행에 옮긴 게 적지 않았다. 말 그대로, ‘설마’가 ‘현실’이 된 경우가 많았다.

집권 1기 때와는 많이 다른 트럼프

집권 1기(2017년 1월∼2021년 1월) 때만 해도 트럼프 대통령은 신중한(?) 편이었다. 당시에도 그는 중국 등에 대한 통상 압박에 나섰다. 하지만 집권 2년 차인 2018년이 되어서야 환율조작국 지정과 철강 관세 부과 같은 실제 조치를 취했다. 그러다 보니 ‘말만 앞선다’는 평가도 많았다.

하지만 2기 땐 대통령 취임 직후인 지난해 2월부터 ‘관세 폭탄’으로 글로벌 통상 전쟁 포문을 열었다. 한국, 일본, 유럽연합(EU) 같은 핵심 동맹을 상대로도 고율 관세를 부과했다. 미국 안팎에서 우려와 비판이 제기됐지만 개의치 않았다. 노골적으로 동맹을 상대로 ‘미국에 투자를 하라’고 압박해 대규모 투자 유치도 끌어냈다.

외교안보 분야에서도 여러 번 글로벌 차원의 충격파를 던졌다. 지난해 6월 미국 역사상 처음으로 ‘숙적’ 이란의 본토를 공습했다. 올해 초엔 니콜라스 마두로 베네수엘라 대통령을 군사 작전을 통해 체포한 뒤 미국으로 압송했다. ‘마두로 축출’은 트럼프 대통령이 자신의 계획을 속전속결로 이행하고 있음을 보여준다. 지난해 12월 4일 공개된 새 국가안보전략(NSS)에서 트럼프 행정부는 서반구에서의 영향력 강화를 강조했다. 불과 한 달 만에 이 지역의 대표적인 반(反)미국, 친(親)중국 국가인 베네수엘라를 손본 것이다.

최근 그가 목소리를 높이는 그린란드 병합과 이란 정권 교체를 국제사회는 진지하게 또 불안하게 바라보고 있다. 과거였다면 별다른 신경을 쓰지 않았을, 어쩌면 무시했을 트럼프 대통령의 발언에 이미 전 세계가 긴장하는 것이다. 또 ‘트럼프 대통령은 충분히 그럴 수 있다’는 관측이 힘을 얻고 있다.

‘재선 기회’ 없는 대통령

이런 트럼프 대통령의 과감, 아니 과격한 행보는 어디에서 비롯된 것일까. 일단은 예측 불가능성, 인정 욕구, 철저한 이익 추구 같은 본인 특유의 성향이 작용했을 것이다. 집권 1기 때와 달리 그의 주변에 전문성과 경륜을 갖춘 인사들, 이른바 ‘어른들의 축’이 없는 것도 큰 이유다. 지금 그의 주변에는 충성심이 핵심인 ‘마가(MAGA·미국을 다시 위대하게) 진영’ 인사가 절대다수다.

하지만 가장 핵심은 트럼프 대통령에게는 재선 기회가 없다는 점이다. 다음 임기가 없는 만큼 자신이 원하는 정책을 과감하게, 나아가 무리해서 밀어붙일 동기가 생길 수 있다는 것이다. 실제로 전문가들은 “두 번째 임기 때의 미국 대통령은 첫 번째 임기 때는 피했을 리스크를 감수하는 경향이 강하다”고 입을 모은다. 또 자신만의 ‘역사적 유산 남기기’에 나서는 경우가 많다고 한다. 가령, 버락 오바마 전 대통령도 재선에 성공하고, 임기 말인 2015년 ‘이란 핵 합의’ 같은 논란이 큰 정책을 추진했다.

이는 북-미 대화, 주한미군, 미중 관계같이 한국의 안보와 경제에 지대한 영향을 줄 수 있는 이슈들이 트럼프 대통령의 남은 임기 동안 큰 변화를 겪을 수도 있다는 점을 시사한다. 트럼프 대통령의 성향과 ‘다음 임기는 없다’는 특성이 우리가 예측하기 어려운 변화를 얼마든지 불러올 수 있다는 것이다. 한국으로서는 다양한 차원의 ‘컨틴전시 플랜(비상 계획)’ 마련 작업이 필요하다는 의미다.



이세형 국제부장 turtle@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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