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8년 이후 당선 서울시의원 7명 국회의원 5명에 年300만원 이상 기부 모두 “공천 목적 없다” 대가성 부인 정치권 “이해 얽혀, 고액후원 부적절”… 경실련 “공천헌금 의혹, 구조적 문제”
2018년 이후 당선된 서울시의원 가운데 7명은 같은 당, 같은 지역구 국회의원에게 연간 300만 원이 넘는 고액을 후원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들은 “지역 발전을 위해 정치자금법상 허용된 범위 내에서 후원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나 정치권에선 지역 내 현안과 예산, 공천권 등 이해관계가 얽힌 같은 지역구 시의원과 국회의원 사이의 고액 후원이 적절하냐는 논란이 일고 있다. 시민사회 역시 “국회의원이 지방의원 공천 과정에 막강한 영향력을 행사하는 구조가 최근 여당 내 ‘공천 헌금’ 의혹을 야기했다”는 지적이 나온다.
● 같은 지역 의원에게 2000만 원 후원
7일 투명사회를 위한 정보공개센터를 통해 중앙선거관리위원회에서 받은 국회의원의 연 300만 원 이상 고액 기부자 명단을 분석한 결과 2018년 이후 당선된 서울시의원 중 7명이 본인과 지역구가 같은 의원 5명에게 총 6050만 원을 후원한 것으로 나타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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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의원 후보 공천을 앞두고 후원금을 낸 경우도 있었다. 2022년 당선된 국민의힘 남창진 시의원(송파)은 지방선거 후보로 단수 공천을 받기 약 2개월 전인 2022년 3월 같은 당 김웅 당시 의원(송파갑)에게 300만 원을 후원했다. 2022년 김 전 의원은 송파갑 당협위원장이었다. 남 시의원이 김 전 의원에게 후원한 돈은 2021년부터 2023년까지 총 5차례에 걸쳐 1500만 원이다.
국민의힘 이새날 시의원(강남)은 2022년 10월부터 2023년 11월까지 4차례에 걸쳐 같은 당 태영호 당시 의원(강남갑)에게 800만 원을 후원했다. 민주당 이민옥 시의원(성동)은 2022년 10∼12월 3차례에 걸쳐 총 500만 원을 같은 당 홍익표 당시 의원(중-성동갑)에게 후원했다.
● “공천권 지닌 지역구 의원에게 고액 후원 부적절”
이들은 모두 ‘특별한 의도 없이 합법적으로 후원한 것’이라고 했다. 이민옥 시의원은 “특별한 이유나 목적을 갖고 후원한 것이 아니고, 한 번쯤 후원해 드리고 싶단 마음으로 한 것”이라고 말했다. 남 시의원은 “공천을 위해서 한 것이 아니며, 지역 발전을 위해 합법적으로 후원한 것”이라고 밝혔다. 이새날 시의원은 “특별한 이유 없이 응원 목적으로 후원한 것”이라는 취지로 답했다. 김용연 전 시의원은 “진 의원에 대한 후원은 기억나지 않는다”면서도 “대가성은 전혀 없었다”고 했다. 경 전 시의원은 연락을 시도했으나 닿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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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히 지역 국회의원의 기반이 더 공고한 비수도권은 지방의원이 지역구를 옮기기가 사실상 불가능해 종속적 관계가 심할 거란 우려도 있다. 한 전직 당협위원장은 “지역은 더 심하다. 지방 시장 (후보) 한 자리 받는 데 수억 원이 든다는 말도 나올 정도”라고 했다.
시민단체도 이런 구조의 개선을 촉구했다. 경제정의실천시민연합은 이날 “민주당에서 제명된 강선우 의원과 김경 서울시의원 사이의 공천 헌금 의혹은 개인 일탈이 아닌 구조적 문제”라며 “지역구 의원이 공천권을 지닌 지역위원장을 겸하는 관행을 개선하라”고 민주당에 요구했다.
전남혁 기자 forward@donga.com
이기욱 기자 71wook@donga.com
권구용 기자 9dragon@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