니콜라스 마두로 베네수엘라 대통령.
니콜라스 마두로 베네수엘라 대통령이 3일(현지 시간) 도널드 트럼프 미국 행정부에 체포된 가운데 마두로 대통령에 대한 관심도 높아지고 있다. 그는 중남미 반(反)미 성향 정치인의 대부 격인 우고 차베스 대통령 재임 시기(1999년~2013년) ‘차베스의 황태자’로 불리며 영향력을 키웠다. 국민적 지지를 받으며 2013년 대통령에 올랐으나, 집권 뒤에는 군을 동원해 반정부 시위를 탄압했고, 무리한 국유화 정책 등으로 경제난을 가중시켰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은 집권 1기 때부터 마두로 대통령을 ‘마약 카르텔의 수장’이라고 지목하며 그와 대립해왔다. 특히 올 9월부터는 베네수엘라에 세게 최대 핵추진 항공 모함 ‘제럴드 포드’함을 배치하는 등 군사적 압박을 강화했다. 다만 베네수엘라 행정부는 마약은 명분일 뿐 미국이 실제로 노리는 것은 마두로 대통령의 축출이며, 베네수엘라가 보유한 석유 등 천연자원이라고 반발해 왔다.
●재임기간 과도한 복지로 6만% 인플레이션 일으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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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통화기금(IMF)에 따르면 2022년 베네수엘라 국내총생산(GDP)은 마두로 대통령이 처음 집권한 2013년에 비해 약 80% 감소했다. 베네수엘라는 세계 최대 원유 매장을 자랑하는 자원 강국이지만 좌파 대중영합주의(포퓰리즘)로 나라 곳간이 거덜 난 상태다. 차베스 정권 때부터 석유 기업들을 무리하게 국유화했고, 원유 수출로 번 돈을 무상 의료, 무상 교육, 저가 주택 공급 등에 쏟아부었다. 또 식품, 의약품, 화장지 등의 가격을 인위적으로 낮게 책정했다.
과도한 복지 예산으로 2018년엔 6만 %가 넘는 초(超)인플레이션을 겪기도 했다. 유엔에 따르면 올 2월 기준 빈곤율은 82%에 달하고, 지난해 말까지 인구 30%에 달하는 770만 명이 경제난을 견디다 못해 해외로 이주했다.
이에 따라 인기가 낮아졌지만 2018년, 2025년 치뤄진 두 번의 대선에서 승리했다. 베네수엘라 야권 및 국제 사회는 두번의 선거 모두 ‘부정선거’였다고 주장한다. 야권 지도자 마리아 코리나 마차도 및 2025년 치뤄진 대선에서 피선거권이 박탈된 마차도 대신 출마했던 에드문도 곤살레스는 현재 마두로 행정부의 탄압을 피해 국외 도피중이다.
●트럼프 행정부, 마두로에 현상금 5000만 달러 내걸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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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7~2018년 트럼프 행정부는 △PDVSA 등 정부기관의 미국 금융시장 접근 제한 △미국 내 자산 동결·금융거래 제한 등 강력한 제재를 내린 바 있다. 또한 2019년 1월 23일 트럼프는 2018년 대선에서 마두로와 맞붙었던 후안 과이도를 베네수엘라 임시 대통령으로 인정한다고 발표함으로써 마두로 정권과의 외교적 단절을 선언했다.
올해 다시 집권한 트럼프 행정부는 ‘마약 카르텔과의 전쟁’을 선포하며 베네수엘라에 대한 압박을 높여왔다. 마두로에 대해 5000만 달러의 현상금을 걸기도 했다. 9월부터는 베네수엘라 인근 카리브해에 전력을 강화하며 지상 작전을 시사해왔다.
마두로 대통령은 1일 자국 방송국과의 인터뷰에서 “미국이 원하는 장소와 시간에 맞춰 회담할 준비가 되어있다”고 밝힌 바 있다.
김보라 기자 purple@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