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6년 병오년(丙午年) 새해를 앞두고 종교 지도자들이 “국민 모두의 지혜를 모아 극심한 대립과 갈등의 사회를 극복하자”고 당부했다.
대한불교조계종 종정 성파 스님은 29일 신년 법어를 통해 “본래 청정하고 만덕을 구족(具足·고루 갖추)한 마음으로 중생의 행복을 기원하면, 예토가 바로 정토가 되고, 위기는 기회가 되며, 질병과 전쟁은 저절로 소멸하리라”라며 새해엔 우리 국민이 평안하길 발원했다. 총무원장 진우 스님도 이날 신년사에서 “병오년 새해엔 분노의 불은 내려놓고, 지혜와 자비의 불을 밝혀 서로의 마음을 덥히는 한 해가 되자”라고 했다.
한국교회총연합(한교총) 김정석 대표회장은 이날 신년 메시지에서 “비난보다 격려를, 정죄보다 사랑을 택하며, 연합과 일치의 아름답고 선한 가치를 증명하는 한국교회가 되길 소망한다”라고 밝혔다. 한국기독교교회협의회(NCCK·총무 박승렬)도 “갑작스러운 계엄의 위기에도 우리 시민들은 올 한 해 성숙한 민주 시민 의식으로 헌법 가치를 굳건히 수호해 냈다”라며 “이젠 갈등과 대립의 질곡을 넘어, 진정한 평화와 화합의 시대로 나아가자”라고 당부했다.
천주교 서울대교구장 정순택 베드로 대주교도 같은 날 새해 메시지를 통해 “올 한 해 우리는 세계가 감탄한 성숙한 민주주의의 모습을 보여줬다”고 “새 정부가 지속 가능한 발전과 조화로운 사회를 향해 나아가길 기도한다”다.
한국민족종교협의회 김령하 회장. 한국민족종교협의회 제공
원불교 왕산 성도종 종법사는 신년 법문을 통해 “공익심이 살아 있는 공동체는 어떠한 어려움 속에서도 다시 일어서며, 그 생명력을 이어간다”라며 “공익심의 실천인 ‘나눔과 합력’이 생활 문화가 될 때 사회 평등 역시 일상의 질서로 자리 잡을 것”이라고 말했다. 한국민족종교협의회 김령하 회장은 “새해에도 우리 민족 고유의 정신을 바탕으로 사회의 아픔을 치유하며, 서로가 서로를 살리는 상생의 문화를 일구는 데 정성을 다하자”라고 했다.
이진구 기자 sys1201@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