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재수 해양수산부 장관이 11일 오전 미국에서 귀국한 뒤 인천공항에서 기자들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 인천=이한결 기자 always@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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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영호 전 통일교 세계본부장이 김건희 특검 조사에서 전재수 해양수산부 장관에게 ‘2018∼2019년 까르띠에·불가리 시계 등과 함께 현금 4000만 원을 건넸다’고 진술했다고 한다. 윤 전 본부장은 당시 부산 지역 현역 의원이던 전 장관에게 현금 등을 건네면서 통일교 숙원인 ‘한일 해저터널’ 건설과 관련한 청탁을 한 것으로 전해졌다. 전 장관은 “금품이나 청탁을 받은 일이 없다”고 강력히 부인했다. 하지만 언급된 금품 액수가 큰 데다 이권까지 개입했다면 심각한 부패 사안인 만큼 사실 여부를 철저하게 규명할 필요가 있다.
특검이 전 장관 관련 진술을 확보한 것은 올해 8월이다. 특검법에는 ‘수사 과정에서 인지한 관련 범죄’도 수사할 수 있도록 규정돼 있다. 특검은 이 조항을 근거로 통일교 측에서 1억 원을 받은 혐의로 국민의힘 권성동 의원을 구속 기소하기도 했다. 그런데도 특검은 자신들의 수사 범위가 아니라며 전 장관에 대한 수사를 4개월 동안이나 방치하다가 뒤늦게서야 사건을 경찰에 넘겼다. 이제라도 제대로 수사가 이뤄지지 않는다면 두고두고 여야 간의 형평성 논란이 일 것이다.
윤 전 본부장이 “지원”을 언급한 민주당 인사는 전 장관 한 명만이 아니다. 윤 전 본부장은 출판기념회 책 구입 등 다양한 방식으로 지원한 민주당 관계자 등이 15명이라고 특검에 진술했다고 한다. 그는 법정에서 “(2022년) 평화서밋 행사를 앞두고 현 정부 장관급 네 명에게 어프로치(접근)했다”고 증언하기도 했다. 통일교 측이 2022년 교인들에게 국민의힘뿐 아니라 민주당에도 당원 가입을 독려했다는 주장도 확인이 필요한 대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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