鄭, 대의원보다 당원 지지세 높아… 당내 “대의원 힘빼려는 시도” 분석 친명, 金 내세워 당권 장악 구상… 서울시장 차출론은 잦아들어 ‘명청 대리전’ 구도 부각은 부담
與 서울시당 ‘천만의 꿈’ 출범 25일 서울 여의도 국회 의원회관에서 열린 더불어민주당 서울시당 ‘천만의 꿈 경청단’ 출범식에서 정청래 대표(가운데)가 ‘희망의 종이비행기 날리기’ 퍼포먼스에 참여하고 있다. 장승윤 기자 tomato99@donga.com
● ‘광폭 행보’ 김 총리에 커지는 당 대표 차출론
친명계로 분류되는 한 민주당 의원은 25일 통화에서 정 대표가 추진 중인 ‘1인 1표제’에 대해 “이재명 대통령이 대표 시절 임명한 대의원들의 힘을 빼겠다는 것”이라며 “이 대통령이 취임한 지 6개월도 안 됐는데 정 대표가 벌써 발톱을 드러냈다”고 주장했다. 대의원보다 당원 지지세가 높은 정 대표가 연임 도전을 위해 당헌·당규 개정에 나섰다는 것이다. 1인 1표제가 다음 달 5일 당 중앙위원회를 통과하면 내년 8월 전당대회에서 처음 적용된다. 지난 전당대회에서 정 대표는 대의원 투표에선 46.91%를 얻어 박찬대 의원에게 밀렸지만 권리당원 투표에서 66.48%로 압승하며 당 대표에 오른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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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아레나 건설현장 점검 김민석 국무총리(가운데)가 25일 오전 서울 도봉구 서울 아레나 복합문화시설 건립 현장을 둘러본 뒤 발언하고 있다. 김 총리는 “서울과 지방 곳곳에 문화관광 프로젝트로 이어 나갈 예정”이라고 밝혔다. 뉴스1
특히 김 총리가 최근 12·3 비상계엄 연루 공직자를 조사하는 헌법존중 정부혁신 태스크포스(TF)를 진두지휘하고 종묘, 한강버스 등 서울 현장 행보에 박차를 가하는 것을 두고 일각에선 “차기 당권을 염두에 두고 강성 당원들에게 소구하려는 전략”이란 분석이 나온다. 수도권의 한 민주당 의원은 “정 대표가 내년 지선을 앞두고 내란 청산 드라이브를 더 세게 걸 텐데 이 과정에서 김 총리와의 강성 메시지 대결도 관전 포인트”라고 말했다.
한때 거론되던 김 총리의 서울시장 차출설은 잦아드는 추세다. 김 총리는 24일 유튜브에서도 “생각 없다는 얘기를 벌써 이젠 입이 좀 민망할 만큼 여러 번 말씀드렸다”고 서울시장 출마설을 일축했다. 하지만 차기 당 대표 출마설에 대해선 “임명권자가 있기 때문에 총리가 앞으로 무엇을 하고 그런 것은 마음대로 못 한다. 전체 국정의 흐름 속에서 하는 것”이라고 밝혔다. 차기 당 대표에 도전하려면 이 대통령의 뜻이 필요하다는 점을 우회적으로 내비친 것이다.
● ‘명청 대리전’ 구도는 부담
하지만 정 대표 측에서는 “이 대통령이 김 총리를 차기 당 대표로 내세우는 선택을 하진 않을 것”이라고 보고 있다. ‘국정 2인자’인 김 총리가 이 대통령의 허락을 얻어 당 대표에 출마하면 사실상 ‘명청’(이 대통령과 정 대표) 대리전의 구도로 흐를 수 있다는 것. 중앙위원회 의결만을 남겨둔 1인 1표제 당헌·당규 개정이 마무리되면 정 대표가 연임을 위한 유리한 구도를 선점하게 된다. 이런 상황에서 여권 분열의 위험을 안고 김 총리가 ‘명심’(이 대통령의 의중)을 얻어 정 대표와 대립각을 세우기는 쉽지 않다는 지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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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 일각에선 내년 6월 지선 결과에 따라 김 총리의 차기 당권 도전 여부가 갈릴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지선 결과와 정 대표 리더십에 대한 평가에 따라 김 총리 역할이 정해질 수 있다는 것이다. 김 총리 측 관계자는 “내년 지방선거의 결과 등이 (김 총리의 거취 결정에) 영향을 줄 것으로 예상된다”고 설명했다.
조응형 기자 yesbro@donga.com
조동주 기자 djc@donga.com
권오혁 기자 hyuk@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