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계대출도 풍선효과] 지난달 한달 증가분보다 많아 5대 은행 잔액 이달 106조 육박 ‘마통’ 활용한 주식투자도 급증
시중은행의 신용대출 잔액이 이달 들어 일주일 만에 1조2000억 원 가까이 급증했다. 증시 랠리로 투자자가 늘어난 데다, 정부의 대출 규제로 주택담보대출 문턱이 높아지면서 수요가 신용대출로 몰린 결과로 풀이된다.
11일 금융권에 따르면 7일 기준 KB국민·신한·하나·우리·NH농협 등 5대 시중은행의 가계 신용대출 잔액은 105조9137억 원으로 전월 말(104조7330억 원)보다 1조1807억 원 늘었다. 일주일간의 증가액이 10월 한 달간의 증가 폭(9251억 원)을 뛰어넘었다. 마이너스통장 잔액이 1조659억 원 급증해 증가액의 90%가량을 차지했다.
신용대출이란 담보 없이 개인의 신용으로 돈을 빌릴 수 있는 상품이다. 한도 금액 내에서 대출을 자유롭게 사용하는 마이너스통장이 대표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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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월, 9월에 이어 지난달 세 번째 발표된 부동산 대책도 신용대출 증가에 영향을 준 것으로 보인다. 10·15 대책으로 15억 원 초과 주택에 대한 대출 한도가 최대 2억 원으로 제한됐기 때문이다. 신용대출도 대출 규제에 포함되지만 주택담보대출 한도가 워낙 많이 줄다 보니 신용대출 수요가 는 것으로 풀이된다.
증권업계에서 빚투 지표로 꼽히는 신용거래 융자 잔액도 뛰고 있다.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이달 7일 기준 신용융자 잔액은 26조2165억 원으로 사흘 연속 최대치를 경신했다. 신용융자란 증권사 고객이 보유 주식 등을 담보로 자금을 빌려 투자한 뒤 아직 갚지 않은 금액을 뜻한다. 금융 시스템의 불안 수준을 나타내는 ‘금융취약성지수’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이후 처음으로 세 개 분기 연속 치솟았다. 한국은행에 따르면 올 3분기(7∼9월) 금융취약성지수는 32.9로 전 분기보다 1포인트 올랐다.
강우석 기자 wskang@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