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미시가 공개한 라면축제 홍보 영상이 해외에서 흑인 비하 논란에 휩싸였다. 그러나 둘리 속 마이콜이 실제로는 한국인 캐릭터라는 점에서 논란은 확산 중이다. 사진=뉴시스, 둘리뮤지엄
경북 구미시가 제작한 ‘구미라면축제’ 홍보 영상이 해외에서 흑인 비하 논란에 휩싸였다. 그러나 해당 캐릭터가 실제로는 한국 애니메이션 속 토종 한국인이라는 설정이 알려지며, 인종차별로 단정하기 어렵다는 반론도 이어지고 있다.
지난달 30일 구미시는 공식 유튜브 계정에 ‘2025 구미라면축제 초청가수 특별무대 - 라면과 구오룡’을 게시했다.
● “라면 노래 부르던 걔”…추억의 둘리 마이콜 재현
사진= SBS 애니메이션 ‘아기공룡 둘리’ 캡쳐
영상은 1980~90년대 인기 애니메이션 ‘아기공룡 둘리’ 속 밴드가 부른 ‘라면과 구공탄’을 패러디한 내용으로, 배우가 까무잡잡한 피부와 곱슬머리로 유명한 캐릭터 ‘마이콜’을 연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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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해외 커뮤니티 “블랙페이스” 비판…문화 오해 확산
ⓒ뉴시스
이 영상은 해외 온라인 커뮤니티 레딧(Reddit)에 공유되며 논란이 커졌다. 한 사용자는 “마이콜 분장은 흑인을 비하하는 ‘블랙페이스(Blackface)’ 형태”라고 지적했다. 이후 “한국은 과거에도 블랙페이스 논란이 있었다”, “문화적 맥락을 모르고 반복한다”는 비판이 잇따랐다.
일부 국내 네티즌들 사이에서도 “국제적인 이미지 타격이 우려된다”며 인권위 신고를 예고하는 글까지 올라왔다. 반면 “캐릭터를 그대로 재현한 것뿐인데 흑인 비하로 몰아가는 건 과도하다”는 반박도 나왔다.
● 마이콜, ‘마(馬)씨 성을 가진 한국인’…설정 오해 불씨
사진=둘리뮤지엄,게티이미지뱅크.
둘리 뮤지엄 공식 자료에 따르면, 마이콜은 가수 지망생으로 설정된 한국인 캐릭터다. 도봉구 쌍문동 살며, 성씨는 마(馬)씨로 표기돼 있다. 까무잡잡한 피부와 곱슬머리, 두꺼운 입술 등은 단순한 외형적 개성일 뿐, 인종적 상징이 아니라는 점이 명확히 기록돼 있다.
이에 대해 캐릭터 자체가 한국인이므로 흑인 비하로 단정하긴 어렵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문화적 맥락을 이해하지 못한 해외 네티즌의 오해일 가능성이 크다는 것이다.
● 국내 누리꾼 “과도한 인종논쟁은 문화의 다양성 해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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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부는 “무엇이든 인종 논쟁으로 번지는 분위기 자체가 피로하다”며 “오히려 이런 논란이 한국 애니메이션의 역사적 맥락을 왜곡한다”고 지적했다.
최강주 기자 gamja822@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