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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사관 도움받고도 다시 ‘범죄단지’로…외교부 “단순 피해자 아냐”

입력 | 2025-10-23 15:54:17

캄보디아 범죄조직에서 구출돼 국내로 송환된 피의자들이 20일 충남 홍성 대전지법 홍성지원에서 구속 전 피의자심문(영장실질심사)을 받기 위해 법정으로 들어서고 있다. 사진=뉴스1


캄보디아 범죄 조직으로부터 구조된 한국인 중 일부가 과거에도 구출됐다가 다시 현지 범죄 단지로 돌아간 사실이 확인됐다. 외교부는 이들을 단순한 취업사기 피해자가 아닌 ‘자발적 가담자’로 보고 국내 수사당국에 수사 검토를 요청했다.

● 구출됐다가 석 달 만에 다시 ‘범죄단지’로

김준형 조국혁신당 의원이 외교부로부터 제출받은 ‘캄보디아 범죄 조직 한국인 납치·감금·폭행 사건 구출 관련’ 자료에 따르면, 지난 8월 9일 캄보디아 경찰과의 공조로 구조된 한국인 14명 가운데에는 재입국자 1명과 지명수배자 3명이 포함돼 있었다.

특히 구조된 이들 중 한 명은 지난 2월 다른 범죄 단지에서 탈출해 대사관의 귀국 지원을 받은 인물로, 불과 석 달 뒤인 5월에 다시 캄보디아로 입국해 같은 유형의 온라인 범죄 조직에 합류한 것으로 드러났다.

● 외교부 “단순 피해 아닌 자발적 가담 정황”

외교부는 “구조된 일부 국민은 단순한 취업사기 피해자로 보기 어렵다”며 “대사관이 국내 수사기관에 수사 착수 여부 검토를 요청했다”고 밝혔다.

또 “순수한 취업사기 피해자 외에도 온라인 스캠(사기) 범죄임을 알고도 자발적으로 가담하는 사례가 늘고 있다”며 “이들은 귀국 후 다시 캄보디아로 돌아가 온라인 사기조직에 복귀하는 경우도 많다”고 지적했다.

외교부는 “이 같은 자발적 가담자는 국내 국민을 상대로 한 잠재적 보이스피싱 가해자로 볼 수 있다”고 덧붙였다.

캄보디아 내 피해 급증…외교부, 범부처 대응 TF 가동

외교부에 따르면 캄보디아 내 한국인 취업사기·감금 신고는 2021년 4건, 2022년 1건, 2023년 17건에 그쳤다. 그러나 2024년에 들어 폭증하며 220건을 기록했고, 올해 8월까지 이미 330건을 넘어섰다.

외교부는 “범부처 차원의 공동 대응이 필요하다”며 “법무부 주관으로 ‘해외 보이스피싱 사범 대응 TF’를 지난 8월 출범시켰고, 관계기관과 함께 취업사기·감금 피해 예방과 대응 강화를 위한 방안을 모색하고 있다”고 밝혔다.

외통위·정보위, 캄보디아 납치 사건 대응 점검

22일 국회 외교통일위원회는 주캄보디아 한국대사관에서 현장 국정감사를 열고, 대사관의 대응 체계와 현지 수사 협력 상황을 점검했다.

같은 날 국회 정보위원회 전체회의에서는 국정원이 “캄보디아 내 한국인 범죄 가담자가 약 1000~2000명에 이를 것으로 추산된다”고 보고했다.

황수영 기자 ghkdtndud119@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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