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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왕’ 조용필, ‘추석 연휴’ 안방극장 주인공이었다

입력 | 2025-10-09 21:24:34

‘조용필, 이 순간을 영원히’ 본 공연, 전국 시청률 15.7%



ⓒ뉴시스


 ‘가왕’ 조용필이 올해 긴 추석 연휴에 안방극장의 주인공이 됐다.

9일 시청률 조사회사 닐슨 코리아에 따르면, 전날 방송된 KBS 2TV ‘광복 80주년 KBS 대기획 - 조용필, 이 순간을 영원히’의 다큐멘터리 ‘그날의 기억’ 시청률이 전국 7.3%를 기록했다. ‘조용필, 이 순간을 영원히 특별판’ 시청률은 전국 7.0%를 기록했다.

앞서 6일 방송된 ‘조용필, 이 순간을 영원히’의 본 공연은 전국 시청률은 15.7%를 기록했다. 추석 특집 프로그램 중 1위다.

조용필은 이번 프로그램을 통해 시청률의 기록 그 이상을 남겼다. 올해 데뷔 57주년을 맞은 무대 위 조용필은 75세의 나이에도 약 2시간30분 동안 게스트 없이 28곡을 완창하며 건재함을 증명했다.

조용필의 무대는 추억이 아닌 현재진행형의 감동이었다. ‘단발머리’, ‘모나리자’, ‘돌아와요 부산항에’ 같은 국민가요들은 세대를 뛰어넘어 모두가 한 목소리로 따라 불렀다. ‘고추잠자리’는 지난달 24일 개봉해 흥행 열풍을 일으키고 있는 박찬욱 감독의 영화 ‘어쩔 수가 없다’에 삽입돼 재조명되기도 했다.
콘서트는 무엇보다 세련된 편곡이 인상적이었다. 조용필 소속사 YPC 장호서 음악감독은 지난달 30일 간담회에서 “음악 시작을 밴드로 하셨기 때문에 밴드 사운드에 무게가 실린다”고 특기했다. 그러면서 무대가 밝은 이유는 조명 때문이 아니라고 짚었다. “(조용필을 바라보는) 관객분들의 눈빛에서 빛이 난다”는 것이다.

조용필은 이번 방송 출연으로, 1997년 이후 28년 만에 지상파 무대에 섰다. 그동안 무대에 집중하며 ‘공연형 가수’로 불렸던 그가 광복 80주년을 맞아 KBS와 함께 고척스카이돔에서 특별 무료 콘서트를 연 것이다. 지난달 6일 열린 공연에는 1만8000 여명의 관객들이 모였다.

조용필은 KBS와 인터뷰에서 “지금 (공연을) 안 하면 여러분과 뵐 기회가 많지 않겠다 느꼈고, 그리고 앞으로 목소리가 더 안 좋아지기 전에 빨리해야겠다 생각해서 결정했다”고 말했다.

지독한 연습벌레로 정평이 나 있는 그답게 연습에서도 실전처럼 계획된 28곡을 연달아 열창했다. 그런 열정으로 노래했기에 아직도 전성기 때와 비슷한 음역대를 유지한다는 조용필은 “노래를 하지 않으면 목소리가 늙는다”고 했다.
조용필과 KBS가 준비한 무료 콘서트엔 뜨거운 관심이 쏟아졌다. 두 번의 티케팅 모두 5만 명의 대기 인원과 함께 3분 만에 매진을 기록했다. 티케팅에 실패한 팬들을 위해 진행된 ‘사연 공모 이벤트’에는 조용필의 음악과 함께 삶의 희로애락을 겪어온 다양한 사연들이 무려 7000여 건이 접수됐다.

영국 이민 후에도 ‘조용필 오빠’를 잊지 못해 사우스런던에서 서울까지 약 9000㎞를 날아왔다는 윤정숙(55) 씨부터 초등학생 때 우연히 들은 조용필의 음악에 푹 빠져 일명 ‘조용필 키즈’로 성장한 김슬참(32) 씨, 수십 년 팬 경력을 보유한 엄마, 아빠와 태교도 조용필 음악으로 한 모태 팬 20대 딸들로 이뤄진 이른바 ‘가족덕후’ 박수영(52) 씨 가족, 40년 이상 봉제업에 종사하며 인생의 고비마다 조용필의 노래로 힘을 얻었다는 정영준(68), 조옥순(61) 부부 그리고 34세부터 6년간 악성 뇌종양과 함께 싸우는 동안 조용필의 노래를 삶의 마지막 동앗줄로 삼았다는 박지훈(40) 씨의 사연이 눈길을 끌었다.

공연 당일엔 아침부터 내린 세찬 비에도 고척스카이돔 앞에는 관객들이 몰려들었다. 새벽 6시에 도착한 팬부터, 직접 뜨개질한 조용필 인형을 자랑하는 팬, 이날을 위해 특별히 티셔츠를 제작한 팬 등 저마다의 방식으로 설렘을 드러냈다.

지난달 1일부터 닷새간, 고척스카이돔에서는 본격적인 무대 설치와 공연 준비가 진행됐다. 조용필의 음악 여정을 거대한 흐름으로 표현한 무대 디자인부터, 각 곡의 분위기를 최대한 살리려 노력했다는 조명 디자인까지 조용필의 명성에 걸맞은 공연을 만들기 위해 수백 명의 스태프들이 마지막 순간까지 고군분투했다.
조용필은 지난 5일 방송한 KBS 1TV ‘KBS 뉴스 9’ 인터뷰에서 “앞으로도 신인처럼 열심히 하겠다”고 다짐했다.

“(팬들에 대해서) 진심입니다. 지금도 은퇴할 것이냐? 뭐 이런 질문을 받아요. 저는 할 수 있는 데까지 사실 할 계획입니다. 그런데 어느 날 소리가 안 나온다고 하면 못할 거잖아요. 그때 팬들이 과연 어떤 심정일까라는 것도 생각을 해봤습니다.”

[서울=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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