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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주원, 김하성-김혜성 ‘빅리거 유격수’ 계보 잇는다

입력 | 2025-09-16 03:00:00

작년까지 주로 하위타선서 뛰다 이번 시즌 테이블세터 맡아 맹활약
유격수 단일시즌 15홈런-40도루… 이종범-류지현 이어 세 번째 기록
구단 첫 유격수 골든글러브 유력
MLB통계사이트 “빅리거 도전 후보”



NC 김주원


2021년부터 지난해까지 프로야구 유격수 부문 골든글러브는 김혜성(26·LA 다저스)과 오지환(35·LG·2회), 박찬호(30·KIA)가 차지했다. 올해는 새로운 유격수 황금장갑 주인공이 탄생할 것으로 보인다. 바로 NC 김주원(23)이다.

김주원은 14일 창원 두산전에서 시즌 15호 홈런과 40번째 도루를 기록했다. 1번 타자로 나선 1회말 첫 타석에서 우중간 담장을 넘기는 솔로포를 쏘아 올리며 선제점을 올렸고, 5-0으로 앞선 4회초 2사 주자 없는 상황에서는 볼넷으로 출루한 뒤 최원준 타석 때 2루 베이스를 훔쳤다. 이날 NC는 두산을 6-0으로 꺾었다.

유격수 포지션 선수의 단일 시즌 15홈런-40도루는 상당히 진귀한 기록이다. 20홈런-20도루처럼 한국야구위원회(KBO)가 공식적으로 인정하는 기록은 아니지만 ‘호타준족’의 상징이라고 할 수 있다. 김주원에 앞서 이 기록을 달성한 건 해태(현 KIA) 이종범(1993년, 1994년, 1996년, 1997년)과 LG 류지현(1994년·이상 은퇴) 두 명뿐이다. 지금 같은 성장세를 이어간다면 김주원은 내년에는 충분히 20-20클럽 가입을 바라볼 수 있다.

유신고를 졸업하고 2021년도 NC에 입단한 김주원은 데뷔 첫해 69경기에 나와 시즌 타율 0.241, 5홈런을 기록하며 가능성을 보였다. 2022년과 2023시즌엔 2년 연속 두 자릿수 홈런(각 10개)을 때렸다. 이후 2023년 항저우 아시안게임, 2024년 세계야구소프트볼연맹(WBSC) 프리미어12 대회에 국가대표로 선발되며 ‘차세대 유격수’로 자리매김했다.

잠재력이 터진 건 올해다. 정교함이 부족했던 스위치 타자 김주원은 15일 현재 타율 0.296(15위), 93득점(3위), OPS(출루율+장타율) 0.844(12위) 등으로 커리어 하이 기록을 쓰고 있다. 도루는 2위, 홈런은 공동 15위다.

지난해까진 주로 하위 타선을 맡아오던 김주원은 출루율이 좋아진 올해는 테이블 세터를 맡고 있다. 김주원은 달라진 모습에 대해 “작년엔 결과를 내려고 신경 쓰다 보니 안타가 안 나오면 다음 타석에도 영향을 받았다”라며 “올해는 결과보다는 투수와의 싸움에 집중하고 있다. 안타가 되지 않더라도 잘 맞은 타구가 나오면 긍정적으로 생각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대로 올 시즌을 마치면 김주원은 구단 사상 첫 유격수 부문 골든글러브 수상이 유력하다. 김주원은 “원래부터 성적이 좋았던 선수가 아니라서 상이나 결과에 대해서는 크게 생각하지 않고 있다”며 “남은 시즌도 하루하루 주어진 경기에 최선을 다하고 싶다”고 말했다.

장기적으로는 MLB 진출도 노려 볼 만하다. 올 시즌 전 MLB 통계사이트 ‘팬그래프스’는 MLB에 도전해 볼 만한 KBO리그 선수로 김도영(22·KIA), 안우진(키움), 강백호(KT·이상 26)와 함께 김주원을 꼽았다.

MLB 팀들은 공격과 수비를 겸비한 내야수를 선호한다. 김주원에 앞서 KBO리그에서 유격수 부문 골든글러브를 수상한 김하성(30·애틀랜타)과 김혜성이 이미 빅리거에 진출했다. 피츠버그에서 뛰었던 강정호(38)도 3루수 출신이다.

김주원은 “이전까지는 ‘내가 그런 얘기를 들을 정도인가’라는 생각이 컸다. 같은 내야수로서 미국에서 뛰고 싶은 마음은 있지만 일단 실력이 돼야 한다”며 “더 안정적인 수비를 해야 하고, 송성문(키움) 형처럼 타격에서도 임팩트가 있어야 한다. 부족함을 채우기 위해 더 노력할 것”이라고 말했다.



조영우 기자 jero@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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