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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르헨 “길거리 쓰레기통 뒤지면 90만원 벌금”

입력 | 2025-08-06 03:00:00

경제난에 쓰레기통 뒤적 빈민 급증
도시 미관-위생 악화에 ‘전쟁’ 선포



6일(현지 시간) 아르헨티나 부에노스아이레스에서 두 남성이 공공 쓰레기통 안에서 재활용할 수 있는 물품을 찾고 있다. 2025.05.07.    부에노스아이레스=AP/뉴시스


아르헨티나 수도 부에노스아이레스가 ‘쓰레기와의 전쟁’을 선포했다. 만성적인 경제난으로 빈민들이 쓰레기통을 뒤져 도시 미관과 위생이 나빠지자 강력한 벌금을 부과하기로 한 것이다.

4일 부에노스아이레스시 당국은 쓰레기통을 뒤져 물건을 꺼내는 등 도시 미관을 해친 사람에게 최대 90만 페소(약 90만 원)의 벌금을 부과한다고 밝혔다. 새 규칙에 따르면 쓰레기를 뒤지는 행위가 적발된 자는 경찰 지시에 따라 쓰레기를 주워 담고 주변을 청소해야 한다. 이를 거부하면 1∼15일의 사회봉사 활동 또는 6만 페소(약 6만 원)에서 최대 90만 페소의 벌금이 부과된다. 월 32만 페소인 아르헨티나 최저임금의 3배 수준이다.

아르헨티나는 고질적인 인플레이션과 외환위기로 빈곤층이 급증했다. 2023년 12월 취임한 하비에르 밀레이 대통령의 고강도 긴축 정책으로 물가 상승세는 꺾였지만, 지난해 하반기 기준 빈곤율(중위소득 50% 이하 비율)은 38.1%에 이른다. 이에 부에노스아이레스 같은 대도시에선 길거리 쓰레기통을 뒤져 버린 물건이나 음식을 찾는 이가 크게 늘었다. 이 과정에서 쓰레기가 밖으로 나와 주변이 더러워지고, 쓰레기통이 파손되는 사례도 증가했다.

부에노스아이레스시의 방침에 대해 시민들 사이에선 논박이 벌어지고 있다. 온라인에선 “드디어 거리의 악취에서 벗어나겠다”는 반응도 있지만, “쓰레기가 좋아서 쓰레기통을 뒤지는 사람은 없다. 빈곤을 줄이는 게 먼저”라는 비판도 제기됐다.



김윤진 기자 kyj@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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