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마트폰에 밀려 교체 수요 둔화 삼성-LG, 2분기 TV 매출도 ‘뚝’ 글로벌 점유율도 中3사에 밀려 “HW 대신 SW로 수익원 전환”
직장인 박모 씨(35)는 지난해 말 이사하면서 기존에 쓰던 세탁기, 건조기, 청소기, 에어컨, 식기세척기 등을 한꺼번에 새 제품으로 교체했지만 TV만 바꾸지 않았다. 박 씨는 “세탁기와 건조기는 타워형, 일체형 등 완전히 새로운 모델이 나와서 바꿀 마음이 생겼다”면서도 “TV는 5년 전 모델이든 최근 모델이든 체감할 수 있는 변화가 크게 없었다”고 전했다.
TV 교체 수요가 급격히 둔화되고 있다. 집에 머무는 시간이 많았던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 때 TV 교체가 앞당겨진 영향에다 경기 침체가 겹치면서 소비자들이 고장이 나지 않는 한 새 제품 구매를 미루고 있다. 온라인동영상서비스(OTT) 이용이 보편화되면서 스마트폰이나 태블릿을 이용한 미디어 소비가 일상화된 것도 원인으로 꼽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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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전자와 LG전자는 하드웨어 경쟁이 수익성 한계에 부딪히자 스마트TV 운영체제 고도화를 통한 소프트웨어 경쟁력을 갖추는 방향으로 체질을 바꾸고 있다. 삼성전자는 자체 개발 운영체제 타이젠을 기반으로 한 광고 플랫폼과 스트리밍 서비스 ‘삼성TV플러스’를 운영하며 스마트TV 생태계를 만들고 있다. LG전자는 독자 개발한 스마트TV 운영체제인 웹OS에 2027년까지 1조 원 이상을 투자한다고 지난해 밝혔다. 지난해 기준 전 세계 2억2000만 대 이상의 TV에 웹OS가 들어가 있다. 가전업계 관계자는 “광고, 콘텐츠 수수료, 스트리밍 서비스 등 플랫폼 사업으로 수익원을 전환하는 전략”이라고 설명했다. 황용식 세종대 경영학부 교수는 “한국 기업들이 품질, 부가 서비스, 수리 편의성, 브랜드 이미지 제고 등을 통해 지속적으로 중국 TV 브랜드와 차별화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민아 기자 omg@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