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8~20일 스페이스 거북이서 ‘김민기 뒤풀이’ 열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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삶의 형식과 내용이 일치하는 드문 예술가였던 ‘포크 대부’ 김민기(1951~2024) 전 학전 대표가 21일로 세상을 떠난 지 1년이 됐다.
본인 자체가 ‘역사의 기록’이 됐지만, ‘기록의 역사’가 되기를 끝내 거부하며 평생 ‘뒷것’을 자처했던 이다.
김민기는 1991년 3월15일 대학로에 학전 소극장 개관 후 작년 7월21일 별세하기까지 다양한 예술과 예술가가 움트고 성장하는 ‘못자리’로서 학전을 지켜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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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전은 올해 내 설립을 목표로 ‘학전김민기재단’ 설립을 준비하고 있다. 김민기 타계 후 당신의 삶과 작업이 미화되거나 과장되지 않고 있는 그대로 올곧게 기록되기를 희망했던 고인의 유지를 충실히 지켜가기 위해서다.
고인의 뜻에 따라 1주기 추모 행사나 공연 등은 진행하지 않았다. 다만 지난 18일부터 전날까지 서울 강동구 스페이스 거북이에서 고인을 기억하는 이들이 모여 조촐한 ‘김민기 뒤풀이’를 열었다.
포크 싱어송라이터 최고은, 포크 듀오 ‘여유와 설빈’, 포크 가수 김일두, 모던 가야그머 정민아 등이 담담하게 김민기의 노래 등을 다시 부르며 고인을 기렸다.
학전은 이와 함께 1971년 발매된 김민기의 첫 앨범인 ‘김민기’의 복각 바이닐 레코드(LP)를 재발매한다. 김민기가 만 20세의 나이에 발매한 음반 ‘김민기’는 이후 한국 현대사와 대중문화에서 독자적 상징성을 지니게 된 앨범으로, 55년만에 LP로 정식 재발매된다.
종종 우리는 죽음이 신화를 완성한다고 믿는다. 하지만 김민기의 부고는 삶의 귀결이, 사람들이 손을 들어 가리키는 높고 뾰족한 ‘봉우리’에 올라 있지 않아도 괜찮다는 걸 넌지시 알려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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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인으로부터 빚어진 공적 영역이 것들이 각자의 사적 영역에 큰 의미로 남았다. 죽은 자와 산 자 사이에 수많은 이슬 같은 질문이 여전히 맺혀 있다. 상업적인 대중문화 문법으로서는 이해할 수 없는 것들을, 김민기는 아무렇지 않게 하고 티도 내시지 않았다. 기억함으로써 김민기는 계속 사는 자가 된다.
[서울=뉴시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