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시스] 김문수 국민의힘 대선 후보와 한덕수 무소속 대선 후보가 8일 서울 여의도 국회 내 카페에서 단일화 관련 회동을 마치고 인사하고 있다. 2025.05.08.
[서울=뉴시스] 김문수 국민의힘 대선 후보가 9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의원총회에서 권영세 비상대책위원장의 발언을 마치고 이동하고 있다. 뒤로 권성동 의원이 말리고 있다. 2025.05.09. kch0523@newsis.com
국민의힘의 대선 후보 교체 작업이 속도를 내기 시작한 것은 9일 오후 6시경이다. 법원이 김 전 후보가 국민의힘 지도부 주도의 강제 단일화를 막아달라며 낸 가처분 신청을 기각했다는 소식이 알려지면서다. 법원은 김 후보를 지지하는 원외 당협위원장들이 전국위원회와 전당대회 개최를 금지해달라며 낸 가처분 신청 역시 기각했다.
광고 로드중
김 전 후보 측은 결국 9일 오후 8시 30분경 당 지도부가 주도하는 단일화 협상 테이블에 앉았다. 하지만 성과는 없었다. 김 전 후보 측과 한 전 총리 측 실무자 간 단일화 협상은 20여분 만에 중단됐다.
김 전 후보 측은 더불어민주당 지지지를 포함한 국민 여론조사 100%를 통한 단일화를 주장했다. 하지만 한 전 총리 측은 “역선택 방지 조항 배제는 수용할 수 없다”며 국민의힘 경선 룰이었던 ‘당원 50%‧국민 여론조사 50%’를 요구했다. 같은 날 오후 10시 30분경 양측은 다시 마주 앉았지만 이견을 좁히지 못하고 40여분 만에 협상을 종료했다.
국민의힘으로부터 대통령선거 후보 자격이 취소된 김문수 후보가 10일 오전 서울 여의도에 마련된 대선 캠프 사무실에서 긴급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2025.5.10/뉴스1 ⓒ News1 장수영 기자
● 10시간여 만에 김문수 후보 자격 취소
합의에 의한 단일화가 무산되자 국민의힘은 자정을 넘겨 비상대책위원회와 선거관리위원회를 열고 후보 재선출 절차를 밟았다. 비대위 회의에서는 김 전 후보의 후보 자격을 취소했다. 국민의힘 신동욱 수석대변인은 10일 오전 12시 45분경 “김 후보의 후보 자격을 취소하고, 후보 재선출 절차에 들어갔다”고 밝혔다.
광고 로드중
이에 한 전 총리는 공고 1시간 뒤쯤인 오전 3시 20분경 입당과 함께 후보 등록을 마쳤다. 당 지도부는 오전 4시 40분경 당 대선 후보를 한 전 총리로 교체하는 내용의 안건을 의결했다. 당 선관위는 공지를 통해 김 전 후보의 선출 취소와 함께 한 전 총리가 당 대선 후보로 등록했다는 내용을 공고했다.
긴박했던 후보 교체 작업으로, 김 전 후보는 법원의 가처분 신청 기각 소식이 알려진 지 10시간여 만에 후보 지위를 박탈당했다.
국민의힘은 이날 한 전 총리를 새로운 대선 후보로 선출하는 안건에 대한 찬반을 묻는 당원투표를 실시했다. 이 투표에서 과반의 동의를 얻으면, 11일 전국위원회에서의 과반 찬성을 통해 후보 교체를 최종 확정한다는 방침이다.
● 金 “법적 책임 지울 것” vs 당 “절차적 정당성 확보”
권영세 비상대책위원장은 이날 당원 투표를 독려하는 메시지를 통해 “어려운 결단을 내릴 수밖에 없었다”며 “이제 동지 여러분께서 마지막 결정을 해주셔야 한다”고 했다. 후보 변경 사유 관련해서는 김 전 후보의 △단일화 약속 파기와 당원 기만행위 △법적문제 해소 및 절차적 정당성 확보 등을 제시했다.
다만 국민의힘 대선 후보 교체가 순탄하게 마무리될 수 있을 지는 미지수다. 김 전 후보가 법적 대응을 공언하고 나섰기 때문이다. 김 전 후보는 이날 오전 긴급 기자회견을 열고 “불법적이고 부당한 것을 진행한 책임자들에게 반드시 법적, 정치적 책임을 지울 것”이라고 밝혔다.
광고 로드중
김 전 후보가 법원에 당 지도부 주도의 강제 단일화를 막아달라며 냈던 가처분 신청 관련해서도 “당에서 풀어야 할 문제를 법정으로 가져갔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당 지도부는 이날 김 전 후보가 예고한 법적 다툼에 대해 여러 차례에 걸쳐 ”민주적 절차에 따라 절차적 정당성이 확보됐다“고 주장했다.
박성진 기자 psjin@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