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조선소 기술력 확인 위해 내한 HD현대重-한화오션 잇달아 방문 정기선 “美 조선산업 재건 힘 보탤것” 김동관 “美수요 신속 대응 체계 완비”
국내 조선 역량 점검 나선 펠런 장관 존 펠런 미국 해군부 장관(위쪽 사진 왼쪽에서 두 번째)이 지난달 30일 HD현대중공업 울산조선소와 한화오션 거제조선소를 방문해 건조 시설 등을 살펴보고 있다. 이날 정기선 HD현대 수석부회장(위쪽 사진 오른쪽에서 세 번째)과 김동관 한화그룹 부회장(아래쪽 사진 왼쪽에서 두 번째)은 펠런 장관과 동행하며 자사 조선소를 직접 설명했다. HD현대·한화오션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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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수한 역량을 가진 한국 조선소와 협력하면 미국 해군 함정이 최고의 성능을 발휘할 것이다.”
존 펠런 미국 해군부 장관이 HD현대중공업 울산조선소를 둘러본 뒤 이같이 말했다. 정비 연한이 도래한 미 해군 함정의 정비를 국내 조선소에 사실상 요청한 것으로 풀이된다. 미국 함정 시장 선점을 위해 HD현대와 한화오션은 미 현지 조선소 인수, 전략적 협업 등 치열한 경쟁을 벌이고 있다.
1일 HD현대와 한화오션에 따르면 펠런 장관은 전날 HD현대중공업 울산 본사와 한화오션 거제조선소를 직접 방문해 건조 시설을 둘러보고 양국 간 조선 산업 협력 강화를 주문했다. 정기선 HD현대 수석부회장과 김동관 한화그룹 부회장은 펠런 장관과 동행하며 직접 조선소를 설명하고 자사의 건조 능력을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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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 해군부 장관의 국내 조선소 방문은 지난해 카를로스 델 토로 전 장관에 이어 두 번째다. 그런 만큼 펠런 장관의 이번 국내 조선소 방문은 미국의 조선 산업 부활을 위해 한국 조선업이 절대적으로 필요하다는 점을 방증하고 있는 것이다. 인도·태평양을 둘러싼 중국과의 해양 패권 경쟁에서 우위를 점하기 위해선 미 함정의 유지·보수·정비(MRO)가 시급한데, 미국의 조선 산업 인프라는 이를 충족하지 못한다. 미국 전략국제문제연구소(CSIS)에 따르면 중국의 선박 건조 능력은 미국의 232배다. 2017년 이후 중국은 순양함을 8척 만들었지만, 미국은 단 한 척도 만들지 못했다. 펠런 장관은 한국 방문 전 일본 언론과 가진 인터뷰에서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은 회의 때마다 조선, 조선, 조선이라며 계속 강조한다”며 “(트럼프 대통령에게) 한국과 일본으로 가겠다고 하니 ‘훌륭하다’고 했다”고 전했다.
미 함정 MRO 수요는 연간 20조 원에 이른다. 또 미 해군은 향후 30년간 함정 364척을 건조하기로 했다. 함정 건조 투입 비용만 1600조 원이다. 국내 조선 산업의 지속 가능한 성장을 위해 미국 함정 시장 진출은 선택이 아닌 필수가 된 셈이다.
국내 조선사도 이 같은 미국의 함정 건조 및 MRO 수요를 노리고 있다. HD현대는 지난달 7일 미 최대 방산 조선사인 헌팅턴잉걸스와 선박 생산량 증대를 위한 업무협약(MOU)을 맺었다. 한화오션도 미국 펜실베이니아주 필라델피아 필리조선소를 인수한 데 이어 미 함정을 건조할 수 있는 호주 오스탈 조선사에 지분을 투자했다. 이날 정 수석부회장은 “HD현대가 가진 최고의 기술력과 선박 건조 능력을 바탕으로 미국 조선 산업 재건에 힘을 보탤 것”이라고 했고, 김 부회장 역시 “한화오션은 미 해군의 전략적 수요에 맞춰 어떤 상황에서도 신속하게 대응할 수 있는 건조 체계를 완비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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