십시일반 모은 회비 183만원 기탁 “우리도 경남 사람” 축제도 미루기로
“우리도 경남 사람입니다. 지역민이 사망하고 이재민이 발생한 상황에 우리끼리 즐기자고 축제를 열 수 없었습니다.”
2006년 한국으로 이주해 정착한 엄보퐈 씨(42)는 8일 경남 창원시 의창구 경남이주민센터에 산불 피해 이재민들을 위한 성금을 전달하며 이같이 말했다. 그는 경남캄보디아교민회 총무를 맡고 있다. 교민회는 캄보디아의 전통 설날인 ‘촐츠남’을 기념하기 위해 준비해 오던 축제를 미루고 영남 지역 이재민을 돕고자 성금 183만 원을 이주민센터에 기탁했다. 이 성금은 축제를 위해 교민들이 십시일반으로 모은 회비다. 경남 캄보디아 교민들은 창원에서 매년 4월경 축제를 열어 왔고 올해 축제엔 자국 정부 관계자들과 주한 캄보디아 대사도 참석할 예정이었다고 한다.
2009년 설립된 경남캄보디아교민회 소속 교민은 3500여 명이다. 캄냐 경남캄보디아교민회 대표는 “매년 열던 새해맞이 축제를 미뤄 아쉽지만 우리도 대한민국에 함께 사는 주민이니까 도움을 줄 수 있다는 사실을 자랑스럽게 생각한다”며 “앞으로도 지역에서 도움의 손길이 필요하면 적극적으로 돕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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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원=도영진 기자 0jin2@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