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문수 고용노동부 장관(오른쪽)이 19일 서울 여의도 국회 의원회관에서 열린 ‘2030·장년 모두 Win-Win하는 노동개혁 대토론회’에 참석해 인사하고 있다. 김 장관은 이날 기자들과 만나 윤석열 대통령 탄핵심판에 대해 “대통령 파면을 쉬운 일로 생각하는 게 아니냐”며 “박근혜 전 대통령을 만장일치로 파면했는데 정말 잘못됐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장승윤 기자 tomato99@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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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민의힘이 겉으로는 “조기 대선은 금기어”라며 윤석열 대통령 탄핵 반대를 외치고 있지만 다음 달 탄핵 심판 선고 가능성이 커지자 ‘포스트 탄핵’의 조기 대선 모드로 전환하고 있는 모습이다. 차기 후보군들이 대놓고 공개 행보를 늘리고 있고 소속 의원들도 이들에게 몰려가고 있다.
국민의힘 의원들이 19일 김문수 고용노동부 장관을 초청해 연 노동개혁 토론회엔 당 전체 의원의 절반이 넘는 58명이 참석했다. 닷새 전만 해도 “대선 출마 생각이 전혀 없다”고 밝혔던 김 장관은 이날 출마 질문에 “드릴 말씀이 없다”며 가능성을 열어놨다. 오세훈 서울시장이 지난주 연 개헌 토론회에도 당 지도부를 비롯해 의원 48명이 참석했다.
한동훈 전 대표는 계엄과 탄핵 정국을 다룬 책을 출간하며 활동 재개를 예고했고 홍준표 대구시장도 언론에 “나는 늘 대선 후보”라고 공언했다. 안철수 의원은 “플랜B를 나름대로 준비하고 있다”며 출마를 시사했고 유승민 전 의원은 “박근혜 전 대통령과 오해를 풀고 싶다”며 출마 채비에 나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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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는 윤 대통령 강성 지지층의 눈치를 보며 탄핵 기각을 주장해도 현실적으로는 조기 대선 가능성을 준비하지 않을 수 없는 여당의 어정쩡한 실상을 드러낸다. 탄핵 심판이 막바지에 접어들며 윤 대통령의 국회 무력화, 정치인 체포 지시가 있었다는 증언이 잇따르는데도 이를 외면하다 자초한 딜레마다. 이러니 지지층이 모래알처럼 흩어져 있고 대선 주자들도 의미 있는 지지율을 보이지 못하고 있는 것이다.